이용훈 UNIST 총장 인터뷰 서남표 MIT교수 등 총장자문단 꾸려… UNIST가 나아갈 방향 큰 그림 구상 헬스케어 강자 변신 시카고 등 참고… 퍼스트 무버와 아이디어 적극 교환
이용훈 UNIST 총장(왼쪽)이 19일(미국 시간) 미국 메사추세츠주 케임브리지시에 있는 MIT를 방문해 서남표 명예교수(전 KAIST 총장)와 만나 UNIST 국제역량 강화에 대한 얘기를 나누고 있다. UNIST 제공
“2027년까지 ‘세계 100대 연구중심대학’이 되겠다!”
올해 개교 13년 차를 맞은 UNIST(울산과학기술원)가 ‘세계 100등’이라는 야심 찬 목표를 내놨다. UNIST 목표 달성의 중심에는 국제역량 강화가 있다. 이용훈 UNIST 총장은 이를 위해 이달 16일부터 20일까지 미국 보스턴과 시카고, 워싱턴 일대를 돌아봤다. 이 총장을 22일 UNIST 총장실에서 만나 국제역량 강화의 구체적 방안을 들어봤다.
이 총장은 서남표 MIT 명예교수를 만난 얘기부터 꺼냈다.
이 총장은 19일 MIT에서 만난 서 명예교수에게 ‘총장 자문위원’을 제안해 수락을 받았다. 서 명예교수의 강력한 국제 네트워크는 UNIST를 전 세계에 소개하고, 연결하는 데 많은 기여를 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UNIST는 세계적인 대학과 교환학생 교류, 공동연구, 교수 연구년 파견 등 다양한 제도를 구축해 UNIST의 국제협력을 한 단계 높일 방침이다. 국제역량 강화의 첫 단계는 총장 자문위원단 구성이다. 이 총장은 “총장 자문위원단인 ‘해외석학자문단’을 세계 주요 대학의 총장과 노벨상 수상자들로 구성해 세계가 어떻게 움직이는지 들어보고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한 큰 그림을 그릴 예정”이라고 했다.
그는 미국 중서부의 대표적인 창업도시인 ‘시카고’와 바이오테크산업의 실리콘밸리로 불리는 ‘켄들 스퀘어’도 둘러봤다. 내년 3월 설립될 UNIST 의과학원 운영에 필요한 사항을 벤치마킹하고, UNIST가 중점적으로 추진 중인 바이오헬스케어 분야에서 국제 네트워크를 구축하기 위해서다. 다양한 창업 시스템과 공간을 둘러본 경험은 ‘챌린지융합관’ 건립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 총장은 “시카고의 바이오테크 산업 분야에서 참고할 게 많았다”고 했다. 시카고는 세계 수준의 대학과 글로벌 의료회사와 우수한 인재가 있었지만 창업을 위한 자본과 지원체계가 부족해 ‘켄들 스퀘어’처럼 성장하지 못했다고 진단했다. 그러나 최근 생명과학 분야를 집중 지원하는 창업지원기관이 등장해 임상, FDA 승인, 컨설팅까지 도우면서 제2의 ‘켄들 스퀘어’로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는 것이다. 이 지역에는 학생들이 창업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시스템을 구축한 기관들에 눈에 띄었는데, UNIST는 시카고의 창업지원 시스템을 ‘챌린지 융합관’ 운영에 도입할 계획이다.
이 총장은 “시카고는 과거 제조업 중심의 도시였지만 최근 AI와 핀테크 등 기술을 중심으로 한 헬스케어 스타트업 강자로 거듭났다”며 “울산과 비슷한 환경을 가진 도시가 벤처창업으로 새롭게 도약한 모습을 보면서 UNIST가 울산 발전에 긍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는 확신이 들었다”고 했다. 이어 “세계 100등을 하려면 그 안에 있는 대학과 교류하면서 서로 성장해야 하고, 퍼스트 무버가 되려면 퍼스트 무버의 아이디어 교환그룹이 돼야 한다”며 “서 명예교수를 자문위원으로 모시는 것을 비롯해 다양한 국제협력을 강력하게 추진해 ‘글로벌 UNIST’의 비전을 빠르게 실현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