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성 소통 SNS 트위터 스페이스 1년 넘게 성장세 ‘인싸’ SNS로 핫했던 클럽하우스와 차이점은 접근성-확장성
트위터 스페이스 소개페이지 이미지 캡처.
지난해 초 소위 ‘인싸’들이 사용하는 애플리케이션으로 큰 인기를 끌었던 ‘클럽하우스’는 음성을 기반으로 소통하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다.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등이 이용하며 인기를 끌었다. 국내에서도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김봉진 우아DH아시아 의장 등이 클럽하우스로 소통에 나서며 큰 관심을 모았다.
하지만 클럽하우스의 인기는 오래가지 못했다. 클럽하우스에 열광하던 이용자들은 오래지 않아 클럽하우스 대신 기존에 이용하던 SNS로 돌아갔다. 클럽하우스가 인기를 끈 뒤 나타난 비슷한 음성 SNS들도 흥행하지 못했다. 글이나 영상이 아닌 음성 기반 소통의 어려움이 시들해진 이유로 거론되기도 했다.
트위터가 지난해 5월 공식적으로 선보인 음성 소통 기능 ‘트위터 스페이스’는 1년 넘게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19일 동아일보와 만난 트위터 글로벌 K팝&콘텐츠 파트너십 총괄 김연정 상무는 “2020년 말 베타 버전으로 스페이스를 처음 도입한 뒤 이용자가 계속 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상무는 “스페이스를 최소 한 달에 두 번 이상 진행한 크리에이터의 팔로워가 평균 17% 가량 늘었다”고 설명했다.
확장성에서도 차이를 보인다. 클럽하우스는 초기 유명인사들과 직접 실시간 음성 소통이 가능한 덕분에 많은 이들이 몰렸던 만큼, 그들의 발길이 뜸해지자 덩달아 다른 유저들의 이용도 줄어들 수밖에 없었다. 라디오, 팟캐스트 등과 비교했을 때 차별화된 자체 콘텐츠를 만들어내는데 한계가 있었기 때문이다. 김 상무는 “트위터는 관심사를 중심으로 관계형성이 이뤄지는 플랫폼인 만큼 기존에 텍스트로 하던 소통을 음성으로 하는 것이 가능해진다”고 말했다. 트위터 스페이스는 영화나 드라마, 연예인뿐만 아니라 육아나 일상에 대한 관심사에 대한 주제로 진행되는 일이 빈번하다.
대화의 기록이 가능한 지 여부도 차이를 보인다. 초기 클럽하우스는 대화를 녹음할 수 없는 휘발성이 강점으로 꼽혔다. ‘나 없는 동안 무슨 재밌는 대화가 오갈지 몰라’ 같은 심리를 이용해 이용자들을 붙들어 놓는 효과도 있었다. 하지만 그만큼 장시간 이용하기 어려운 유저들은 적응에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 트위터 스페이스는 진행자가 대화 공개 여부와 저장 여부를 설정할 수 있어 다시듣기가 가능하고 자막도 선택할 수 있다. 클럽하우스도 지난해 11월 대화 다시듣기 기능을 도입했다.
음성을 통한 소통은 영상 콘텐츠가 범람하는 상황에서 나름대로의 영역을 만들어가고 있다. 김 상무는 “영상의 경우 촬영, 편집을 거쳐야하고 출연자의 얼굴이 나와야하기 때문에 일반인들은 콘텐츠 제작에 어려움을 느낄 수 있지만 음성 콘텐츠는 이 같은 진입장벽이 비교적 낮다”고 설명했다. 듣는 입장에서도 다른 일을 하면서 이용하기 편하다는 장점이 있다.
홍석호 기자 will@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