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타민D가 혈중 칼슘 농도 조절을 통해 수면과 일주기 리듬에 영향을 준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연구팀은 교대 근무자 등 불규칙한 생활 패턴을 가진 이들에게 비타민D를 섭취할 것을 권했다.
광주과학기술원은 교대·비교대 근무자들을 상대로 임상 연구를 진행해 수면 장애와 비타민D의 연관성을 밝혀냈다고 24일 밝혔다. 비타민D는 태양의 자외선에 노출된 피부를 통해 체내에서 합성되는 지용성 호르몬이다. 실내에서, 야간에 일하는 사람들이 보충제를 통해 비타민D를 얻곤 한다.
먼저 김태 의생명공학과 교수 연구팀은 분당서울대병원 근무자 353명(교대 150명, 비교대 203명)의 비타민D와 칼슘 농도를 측정하고, 수면 패턴 데이터를 분석해 비타민D가 혈중 칼슘 농도 조절을 통해 수면과 일주기 리듬에 영향을 준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일주기 리듬이란 대략 24시간의 주기로 변화하는 생화학적·생리학적·행동학적 흐름이다.
비교대 근무자의 경우 혈중 칼슘 농도에 따른 수면 시간의 차이는 나타나지 않았지만, 칼슘 농도가 낮으면 일주기 리듬 이상으로 인해 자주 졸리고 활동력이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비타민D와 알츠하이머병의 연관성 : 낮은 비타민D 농도는 아밀로이드 베타 증가와 기억력 저하를 유도하는 반면, 비타민D를 보충해준 그룹에서는 아밀로이드 베타 감소와 기억력 호전이 확인됐다.
연구팀은 알츠하이머병 동물 모델을 대상으로 비타민D 결핍·보충 실험을 진행한 결과, 비타민D 결핍군에서는 아밀로이드 베타 생산 관련 효소의 전사가 증가하고 비타민D를 보충하면 아밀로이드 베타 감소 및 기억력 호전이 일어나는 것을 확인했다.
김태 교수는 “비타민D 결핍은 수면 장애나 알츠하이머 치매를 악화시킬 수 있는 요인”며 “비타민D는 현대인의 건강을 위협하는 수면 장애와 치매를 동시에 치료하는 1석 2조의 효과를 얻을 수 있는 손쉽고 안전한 방법일 수 있다”고 말했다.
(왼쪽부터) 유승영 박사과정생, 강지승 박사과정생, 김태 교수
정봉오 동아닷컴 기자 bong08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