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파이낸셜타임즈(이하 FT)가 23일(현지시간) ‘현대차·기아, 전기차 시장에서 테슬라 맹추격’이라는 제목의 사설을 게재했다.
FT는 “최근 현대차기아와 테슬라 판매량 추이를 살펴보면 변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면서 “마치 2010년대 스마트폰 시장에서 애플과 삼성의 경쟁을 보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현대차와 기아는 올해 미국 시장에서 테슬라에 이어 전기차 판매량 2위에 올랐다. 유럽 시장에서는 전기차 점유율 12%를 달성했다.
전기차 시장에서 10년 넘게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는 테슬라의 강점은 급속 충전 인프라, 지속적인 원격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등 여러 기술적 경쟁력에 기인하고 있다. 가벼운 조직 구조에 따른 16%라는 높은 영업이익률은 테슬라의 강점 중 하나다.
현대차는 전기차 판매량을 빠르게 늘리고 있다. 아이오닉5는 미국에서 가장 많이 판매된 수입전기차다.
현대차가 지난 7월 공개한 아이오닉6는 한 번 충전으로 최대 610km를 주행할 수 있으며 이는 테슬라 모델 Y와 모델 3 롱 레인지 모델보다 긴 주행거리다. 현대차는 또 OTA를 통한 원격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도 제공하기 시작했다.
FT는 이러한 상황이 삼성이 애플과 스마트폰 경쟁을 시작했을 때와 유사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FT는 최근 미국 정부가 승인한 인플레이션 감축법도 언급했다. FT는 “인플레이션 감축법에 따른 세금 혜택 대상 전기차에 테슬라 모델 4개가 모두 포함됐지만 현대차 기아는 하나도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면서도 “하지만 최근 배터리 소재 가격 급등 상황과 관련해서 현대차는 다소 유리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FT 현대차가 원화 약세를 통해 급등한 배터리 소재 비용을 일부 흡수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이고, 국내 업체를 통한 배터리 수급으로 인해 환율 변동 위험을 최소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난 6월 미국 블룸버그는 ‘일론 머스크 미안. 현대차가 조용히 전기차 시장을 지배하는 중’이라는 기사를 통해 “현재 테슬라가 더 많은 차량을 판매하고는 있으나 테슬라가 현대차·기아 최근 몇달간 판매고 수준까지 가는 데에는 10년이 걸렸다”고 보도한 바 있다.
동아닷컴 정진수 기자 brjean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