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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 오늘 3대1 액면분할… “긍정적 재료” vs “장기적 영향 의문”

입력 | 2022-08-25 03:00:00

주가 약 300달러로 떨어져
소액 투자자도 쉽게 접근 효과
6월 액면분할 발표 땐 주가 급락
“고수익 예상” vs “펀더멘털 따져야”




최근 경기 침체로 주가가 하락하자 미국 대기업들이 잇달아 액면 분할에 나서면서 이른바 ‘서학 개미’들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주식의 액면 분할은 일반적으로 호재로 받아들여지기 때문에 단기 주가부양 재료로 흔히 쓰인다. 또 1주당 가격이 이전보다 저렴해져 개인투자자들 입장에선 주식 거래도 수월해진다. 올해 들어서만 구글의 모회사 알파벳과 아마존, 테슬라 등 ‘빅테크’ 기업들이 액면 분할을 진행하고 있다.

24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국내 개인투자자 및 기관투자가들의 테슬라 주식 보유 규모는 약 19조7480억 원 수준으로 해외 기업들 가운데 가장 많다. 두 번째는 애플로 7조1259억 원이다. 테슬라의 경우 개인투자자들의 관심이 많아 이번 액면 분할에 대한 기대감이 높은 상황이다.

테슬라의 주가는 23일(현지 시간) 기준으로 전일 대비 2.26% 상승한 889.36달러다. 테슬라는 25일부터 3 대 1로 액면 분할되면서 주가는 약 300달러로 떨어지고 주식 수는 3배로 늘어난다. 정확한 가격은 24일 뉴욕 증시 종료 후 종가에 따라 정해진다. 2010년 주당 17달러로 뉴욕 나스닥 시장에 상장한 테슬라는 2020년 8월에도 주식을 5 대 1로 액면 분할하면서 주가가 단기 급등한 바 있다.

앞서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업체인 아마존과 구글 모회사 알파벳도 각각 올해 6월과 7월 20 대 1의 비율도 액면 분할했다. 아마존은 액면 분할 당일 1.99% 올랐고, 알파벳은 당일에 소폭 떨어졌지만 다음 영업일에 4.38% 올랐다.

임은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1980년대 이후 주식 분할을 선언한 미국 기업들의 평균 주가 상승률은 3개월 7.8%, 6개월 13.9%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 상승률인 2.1%, 4.4%를 2배 이상 웃돈다”며 “주식분할은 기업 펀더멘털(기초체력)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지만, 소액투자자도 쉽게 접근할 수 있게 되는 효과가 있다”고 평가했다. 김진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테슬라의 액면 분할은 주식 수급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긍정적 재료 중 하나”라며 “생산 능력 증가와 공격적 가격 정책으로 높은 수익성이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하지만 테슬라의 경우 올 6월 액면 분할 계획을 발표했을 때는 주가가 예상과 다르게 흘렀다. 액면 분할 발표 다음 영업일에 주가가 오히려 7.1% 급락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증시 전문가들은 테슬라 등 기업들의 액면 분할을 단기 재료로만 판단하라고 조언하고 있다. 이수홍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펀더멘털 측면에서 액면 분할이 장기적으로 기업가치에 미치는 영향은 없기 때문에 경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호 기자 number2@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