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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성 SNS, 엇갈린 인기… 폐쇄적 ‘하우스’ 아닌 ‘스페이스’ 통했다

입력 | 2022-08-25 03:00:00

트위터 스페이스, 작년 출시 이후… 1년 넘게 이용자 증가세 이어져
열기 식은 클럽하우스와 상반돼… 별도 초대없이 이용 가능한 접근성에
녹음 여부 선택 가능한 자율성도 강점




지난해 초 음성 기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클럽하우스’가 전 세계적으로 뜨거운 인기를 누렸다.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등이 가입한 걸 계기로 이용자가 크게 늘었고, 국내에서도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김봉진 우아DH아시아 의장 등이 클럽하우스로 소통에 나서 관심을 모았다. 유명 인사들과 직접 대화할 수 있다는 입소문에 ‘대세’로 주목받았지만 인기는 오래가지 못했고 열기는 금방 싸늘히 식어버렸다.

한물갔다는 평가를 받던 음성 기반 SNS가 최근 들어 다시 주목받고 있다. 트위터의 음성 중심 소통 기능 ‘트위터 스페이스’가 그 주인공이다. 앞선 가입자가 초대해야만 가입할 수 있는 폐쇄성, 대화가 녹음도 기록도 되지 않는 휘발성이 특징이었던 클럽하우스와는 다른 전략으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24일 트위터에 따르면 트위터 스페이스는 2020년 말 베타버전을 거쳐 지난해 5월 공식 출시된 뒤 1년 넘게 이용자들이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 스페이스를 한 달에 두 번 이상 진행한 크리에이터의 경우 팔로어가 17%가량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트위터 스페이스와 클럽하우스의 가장 큰 차이점은 접근성이다. 초기 클럽하우스는 다른 사람으로부터 초대를 받아야만 가입이 가능했고 애플 운영체제(OS)를 쓰는 유저만 이용할 수 있는 폐쇄성으로 인기를 모았지만 시간이 갈수록 확장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았다. 반면 스페이스는 트위터 앱 내에서 이용할 수 있기 때문에 기존 트위터 유저라면 별도의 앱 설치나 가입 등의 절차 없이 이용할 수 있다.

대화의 휘발 여부도 트위터 스페이스에서는 선택 가능하도록 바꿨다. 대화 공개 여부와 녹음 여부를 결정할 수 있고, 자막도 이용이 가능하다. 대표적으로 국립산림과학원 트위터 계정은 매일 오전 8시 스페이스를 통해 홍릉숲을 산책하는 소리를 자율감각쾌락반응(ASMR)처럼 공유하는데 이를 나중에 듣는 것도 가능하다.

기존의 트위터라는 플랫폼을 활용할 수 있다는 점도 차이다. 기능적으로는 음성 소통을 하며 동시에 글을 작성하는 것이 가능하다. 또 트위터가 다른 SNS보다 비교적 관심사를 중심으로 관계를 형성한다는 점에서도 영화나 드라마 같은 콘텐츠나 연예인 팬덤, 일상 등을 주제로 소통을 확장할 수 있다. 트위터에 따르면 K팝 아티스트들이 팬과 소통하는 창구로 트위터를 많이 활용하고 있고, 국내에서도 20대 여성을 중심으로 트위터 사용량이 다시 늘어나는 추세다.

트위터 글로벌 K팝&콘텐츠 파트너십 총괄 김연정 상무는 “음성 콘텐츠는 영상보다 제작 과정의 진입 장벽이 낮고, 콘텐츠 이용자들도 비교적 적은 피로를 준다는 장점이 있는 만큼 음성을 통한 소통도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홍석호 기자 will@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