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초 16.3%서 13.9%로 하향 조정… 내년 성장률도 4.6%까지 내려앉아 국내 주력 메모리반도체 특히 심해… “올해 18.7%→8.2%, 내년엔 0%대” 공급 과잉에 가격 하락세도 이어져… 마이크론 등 설비투자 조정 움직임
글로벌 인플레이션에 이은 경기 침체와 수요 위축으로 전 세계 반도체 시장에 적신호가 계속 이어지고 있다. 올해 반도체 시장 성장률이 전년 대비 절반 수준으로 꺾일 것이란 전망도 제기됐다.
23일(현지 시간) 블룸버그 등 외신에 따르면 세계반도체시장통계기구(WSTS)는 올해 글로벌 반도체 시장 성장률 전망치를 당초 6월 전망치인 16.3%에서 13.9%로 하향 조정했다. 지난해 성장률 26.2%와 비교하면 절반 수준에 불과한 수치다. 이에 따라 올해 반도체 시장 규모는 6330억 달러(약 848조 원)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내년 반도체 시장 성장률도 기존 전망치인 5.1%에서 4.6%까지 내려앉아 시장 규모 6620억 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WSTS는 내다봤다. 성장률은 반도체 시장이 역성장을 기록했던 2019년 이래 최저치다. 블룸버그는 “글로벌 경기 침체 공포가 확대되면서 반도체 시장이 당초 예상했던 것보다 더 차가워지고 있다”고 전했다.
이 같은 신호는 당장 올 3분기(7∼9월) 메모리반도체 시황 전망에도 드러났다. 이날 대만 시장조사업체인 트렌드포스는 수요 약세가 지속되면서 3분기 낸드플래시 가격이 2분기(4∼6월)보다 13∼18%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 달여 전 3분기 낸드플래시 가격이 8∼13% 내릴 것으로 전망했는데 전망치를 다시 하향 조정한 것이다.
이에 따라 최근 마이크론이 설비 투자 계획을 조정하겠다고 밝히는 등 주요 반도체 기업들의 투자 조정 움직임도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트렌드포스는 기업들의 생산 능력 계획이 조정되지 않으면 이 같은 가격 하락세가 4분기(10∼12월)까지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앞서 D램 가격에서도 큰 폭의 하락세가 예견됐다. 트렌드포스는 이달 11일 보고서에서 공급 과잉과 재고 증가로 3분기 소비자용 D램 가격이 2분기보다 13∼18% 하락할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 기관 옴디아도 글로벌 D램 시장 규모가 지난해 3분기 262억3900만 달러로 정점을 찍은 뒤 올 1분기 242억4800만 달러로 꾸준히 감소했다고 집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