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수전에 에디슨모터스 참여시켜… 계열사 주가부양 뒤 지분 처분 의혹 檢, 기업사냥꾼 李모씨 등 수사 재판받는 중에도 ‘쌍용차 먹튀’ “범죄자들 금융거래 제한해야”
에디슨모터스의 쌍용자동차 인수 무산 과정에서 불거진 ‘먹튀’ 의혹에 대해 검찰이 수사에 나선 가운데 악명 높은 기업사냥꾼 이모 씨가 해당 인수합병(M&A)을 설계한 것으로 파악됐다. 쌍용차 인수 계획이 애초부터 먹튀 세력들의 주가 부양 수단으로 쓰였다는 지적이 나온다.
24일 금융권과 법조계 등에 따르면 검찰은 지난달 금융감독원에서 에디슨모터스 사건을 패스트트랙(신속 수사 전환)으로 넘겨받아 수사하고 있다. 검찰과 금융당국은 에디슨모터스가 쌍용차 인수자금 마련을 위해 인수한 에디슨EV(현 스마트솔루션즈)에 투자해 거액의 시세 차익을 거둔 투자조합들의 실소유주를 이 씨 일당으로 보고 있다. 투자조합의 의사 결정과 투자 집행 등을 이 씨가 주도적으로 이끌었다는 것이다.
지난해 5월 6000원대에 불과하던 에디슨EV 주가는 에디슨모터스의 쌍용차 인수전 참여 소식이 알려지면서 11월 8만2400원까지 치솟았다. 작년 초부터 에디슨EV 지분 40%가량을 사들인 디엠에이치, 에스엘에이치 등 투자조합 6곳은 주가가 급등하자 지분 대부분을 처분했다. 쌍용차 인수는 결국 불발됐고 에디슨EV는 3월 말 회계법인의 ‘감사의견 거절’로 주식 거래가 정지됐다.
이 씨가 다수의 불공정거래 전력이 있는데도 이처럼 M&A 시장에서 활개를 칠 수 있는 것은 증권 범죄 대응이 형사 처벌 위주로 이뤄지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많다. 수사, 재판을 거쳐 처벌이 확정되기까지 오래 걸리고 범죄자들의 금융 거래를 제한할 장치가 없어 재범이 빈번하다는 것이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주식 불공정거래로 얻은 이득에 대해 대규모 과징금을 물리고 범죄 연루자의 자본시장 참여를 제한하는 행정제재 등을 서둘러 도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자현 기자 zion3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