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동갑 명세터 한선수-유광우 통산 세트 1위 한선수 ‘삼성화재 왕조’ 주역 유광우
프로배구 대한항공 세터 유광우(왼쪽)와 한선수. 1985년생 동갑내기인 둘은 라이벌로 지내오다 2019년부터 한솥밥을 먹으며 ‘원팀’이 됐다. 둘은 프로배구 출범 후 18시즌 동안 베스트7 세터 부문 트로피를 5차례씩 나눠 가졌다. 대한항공 제공
3년 전만 해도 이 둘의 ‘투 샷’을 볼 수 있을 거라 예상한 배구 팬은 거의 없었다. 1985년생 동갑내기에 포지션은 같은 세터였다. 둘은 나란히 서기보다는 네트를 사이에 두고 서로를 마주 봐야 했다. 최고 자리는 단 한 명에게만 허락된다는 승부 세계의 숙명을 보여주는 듯했다.
아이러니하게도 그들을 나란히 서게 만든 것 또한 승부의 세계였다. 가장 껄끄러웠던 상대는 누구보다 든든한 아군이 됐다. 어느새 프로 16번째 시즌을 앞둔 그들은 “부담을 나눠 질 수 있어 다행”이라고 입을 모아 서로에게 감사를 전했다. 최근 두 시즌 연속 프로배구 남자부 통합우승을 달성한 대한항공의 명세터 한선수와 유광우를 23일 전남 광양시의 한 호텔에서 만났다. 2022 순천·도드람컵 프로배구대회에 참가 중인 대한항공의 숙소다.
두 선수가 본격적으로 인연을 맺게 된 건 고교 3학년이던 2003년 18세 이하 대표팀에서다. 당시 첫인상을 묻는 질문에 유광우는 “선수는 개구쟁이였다. 장난기도 많고 어디로 튈지 모르는 친구였다”고 말했다. ‘당시에도 전국에서 1, 2위를 다퉜느냐’는 질문에 한선수는 “주목은 광우가 다 받았다. 광우네 학교가 대회를 휩쓸다시피 할 때”라고 했다. 인하대 재학 시절 동기 김요한(은퇴) 등과 함께 전관왕을 달성하기도 한 유광우는 프로 입단 후에도 ‘삼성화재 왕조’의 주역이 됐다. 그러나 팀 내 입지가 점차 좁아져 우리카드로 이적했고 이후 2019년 9월 현금 트레이드로 대한항공 유니폼을 입었다. V리그 대표 세터로 성장한 대한항공 ‘원클럽 맨’ 한선수와의 동행이 시작된 것이다.
한선수(37)
유광우(37)
광양=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