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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지펀드 대부’ 타이거펀드 설립자 로버트슨 별세

입력 | 2022-08-25 03:00:00

20년간 연평균 수익률 32% 기록
소로스와 함께 업계 좌지우지




미국 유명 헤지펀드 ‘타이거매니지먼트’의 창업자 겸 헤지펀드업계의 대부로 꼽히는 줄리언 로버트슨(사진)이 23일(현지 시간) 뉴욕 맨해튼 자택에서 심장 질환으로 숨졌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이 전했다. 향년 90세.

그가 1980년 설립한 타이거펀드는 단기 투자 대신 성장 가능성이 있는 기업의 주식을 오랫동안 보유하고, 내실에 비해 주가가 비싼 기업은 과감하게 공매도하는 기법으로 유명했다. 외환위기 직후인 1999년 SK텔레콤의 지분 6.6%를 매입한 후 대주주 자격으로 지배구조 개선 등을 강하게 요구해 국내에서도 유명해졌다.

1932년 남동부 노스캐롤라이나주 솔즈베리에서 태어난 로버트슨은 채플힐 노스캐롤라이나대에서 경영학을 전공한 후 1957년 월가에 입성했다. 증권업계에서 20년 넘게 승승장구했지만 돌연 소설을 쓰겠다며 뉴질랜드로 떠났고 1년 후 귀국해 타이거펀드를 설립했다. 첫해에 54.9%의 수익률을 기록했고 이후 20년간 연평균 32%의 이익을 거둬 조지 소로스 소로스펀드 창업자와 함께 헤지펀드업계를 좌지우지했다.

그는 닷컴버블 직전 기술주의 성장 가능성을 낮게 보고 대거 공매도하는 바람에 투자자의 불만을 샀고 펀드를 정리해야 했다. 하지만 2000년 기술주 거품이 터지자 결과적으로 그가 맞았다는 점이 입증됐다는 평가를 받았다.

포브스에 따르면 그의 재산은 48억 달러(약 6조4000억 원). 생전 자산의 절반을 기부하겠다는 ‘기빙플레지’ 운동에 서명했으며 실제로도 20억 달러를 내놨다.




신아형 기자 abr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