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멘트 가격 인상을 둘러싼 시멘트 업계와 레미콘 업계의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시멘트 업체들이 다음 달부터 시멘트 가격을 10% 이상 올리겠다고 통보하자 레미콘 업체들은 “가격 인상 계획을 철회하지 않으면 건설현장에 레미콘을 공급하지 않겠다”고 맞서고 있다.
레미콘 업체들은 이달 말까지 시멘트값 인상 계획을 철회하지 않을 경우 레미콘 생산을 중단하겠다는 입장이어서 건설업계도 사태를 예의 주시하고 있다.
배조웅 레미콘 연합회장은 “지난해 7월부터 지금까지 6개월, 3개월에 한 번씩 시멘트 가격을 올린다고 하는데 이번에는 사전에 설명도 없이 기습적으로 가격 인상을 통보했다”고 말했다.
이어 “시멘트 가격이 올라가면 건설사와 레미콘값 인상을 두고 협상을 해야 하는데 건설사에서 올려주지 않으면 우리는 셧다운을 할 수밖에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나 시멘트 업계는 유연탄을 비롯한 주요 원자재값 폭등, 물류비 증가 등으로 시멘트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삼표시멘트는 시멘트 가격을 기존 1톤(t)당 9만4000원에서 10만5000원으로 11.7% 인상하겠다고 통보했고, 한일시멘트도 9만2200원에서 10만6000원으로 약 15% 인상하겠다는 내용의 공문을 레미콘 업체들에게 보냈다.
시멘트 업계 관계자는 “전방위적인 원가 상승으로 자체적인 절감 노력만으로는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추가적인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토로했다.
한편 레미콘 업체들이 시멘트값 인상시 공장 ‘셧다운’에 나서겠다고 밝히면서 건설업계도 사태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건설현장에 레미콘 공급이 중단되면 골조 공사가 지연되면서 손해가 불가피하다.
건설업계는 시멘트 업계가 추가적인 가격 인상안을 통보하자 지난 4일 레미콘 업계와 함께 비상대책회의를 진행하기도 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우크라이나 사태로 유연탄 가격이 급등하면서 상반기에만 시멘트값을 20% 가까이 올렸는데 유연탄 구매가격도 정확히 알 수 없는 상황에서 가격 인상을 추진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