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내 한 공인중개사 사무소에 매물 전단이 붙어있다. ⓒ News1
기준금리 추가 인상이 예고되면서 심한 거래가뭄과 가격 하락세 등 현 부동산 시장 상황이 길게 이어질 전망이다. 영끌(영혼까지 끌어 대출)로 집을 마련한 사람들의 한숨도 더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25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한은 금융통화위원회 이날 정례회의를 열고 기준금리 인상 여부와 폭을 논의한다. 금융권에서는 기준금리 인상을 예상하고, 인상 폭은 한 번에 0.25%포인트(p) 올리는 ‘베이비스텝’을 전망한다.
기준금리는 지난해 8월부터 꾸준히 올라 현재 2.25%다. 지난달 한은은 한 번에 기준금리를 0.50%p 인상하는 ‘빅스텝’을 사상 처음으로 밟았다.
이미 대출금리 인상에 따른 이자 부담 등으로 매수심리 위축이 이어지고 거래는 거의 이뤄지지 않는데, 이러한 현상이 더 심화할 가능성이 크다.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역대 최저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올해 1~7월 서울 아파트 매매건수는 8536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거래된 3만513건의 28% 수준에 불과하다. 실거래가 신고 기한이 아직 남았지만 7월(24일기준 615건)은 지난 2월(815건)을 하회하는 역대 최저치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매수 심리도 더 얼어붙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8월 셋째주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전주(84.4)보다 0.7p 내린 83.7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2019년 7월8일(83.2) 이후 약 3년1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치다.
집값 하향 곡선도 계속 그려지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의 주간 아파트값 동향을 보면 8월 셋째주 전국 아파트 매맷값은 전주 대비 0.09% 하락했고, 내림세는 15주 연속 이어졌다. 서울은 3년5개월만에 가장 큰 하락폭(-0.09%)를 기록하며 12주째 하락세를 보였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지금 부동산 시장의 가장 큰 변수는 금리”라며 “금리 충격으로 매매시장뿐 아니라 전세시장까지 하락세를 보이고, 내년 상반기까지는 가격 조정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장은 “금리 하락 등 집값을 상승시킬 요인이 거의 없다”며 “폭락까지는 아니더라도 하락하는 추세가 내년 봄까지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