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좌파 아냐… 진보보다 사실상 보수에 가까워”
더불어민주당 유력 당권 주자인 이재명 의원이 이른바 ‘개딸’이라 불리는 지지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저는 좌파가 아니다. 진보라기보다 사실상 보수에 가깝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극렬 팬덤이라고 하는데 그렇지 않다. 우리는 그런 수준 낮은 사람들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 의원은 24일 경기도 수원 장안구민회관에서 진행된 경기지역 당원 및 지지자들과 만남에서 “저는 좌파가 아니다. 그래서 진보라고 말하기도 쑥스러운 사람”이라며 “그냥 저는 이 수구적인 기득권 사회, 비정상인 사회를 조금이라도 정상 사회로, 상식 사회로 바꾸고 싶은 것이다. 그래서 저는 진보라기보다는 상식과 원칙의 회복을 바라는 사실상 보수에 가까운 사람”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가 서 있는 바닥이 기울어져 있으니까 똑바로 서도 왼쪽에 가까워 보이는 것”이라며 “제가 서 있는 것 자체가 중간이 아니고 왼쪽으로 기울었다고 하는 것은 우리가 서 있는 땅이 기울어져 있기 때문이다. 기울어진 세상을 제대로 펴면 아마 언젠가는 제대로 보이지 않겠냐”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정치를 할 때 우리가 적극 지지층만 보고 정치를 할 수는 없다. 표현이 적절치 않다고 저는 생각하는데 소위 말하는 집토끼를 잡으려고 하다 보면 산토끼를 놓친다. 또 산토끼 잡으러 열심히 가면 집토끼가 도망간다”고 강조했다.
그는 “전략적으로 볼 때 우리가 모든 전투에서 이겨야 전쟁을 이기는 것은 아니다. 가끔씩은 전략적으로 전투를 져주기도 한다. 이제 앞으로도 우리가, 특히 제가 이런 일을 많이 겪을 것이다. 왜냐하면 우리 압도적 다수의 당원과 민주당을 지지하는 우리 국민들께서 저한테 원하는 게 무엇인지를 저는 대충 알기 때문”이라고 했다.
또 “제가 앞으로 만약에 여러분의 도움으로 당 대표가 우연히 된다면 수없이 많은 결정을 해나가고 또 결단하고 판단해야 될 텐데 그때 바로 이런 문제에 부딪히게 될 것”이라며 “적극 지지자 입장에서 보면 왜 ‘저것도 못해’ 할 수도 있지만 외연을 넓히는, 전체의 공감을 늘려가는 한 과정일 수도 있다는 생각도 해야 된다”고 지지자들에게 호소했다.
송치훈 동아닷컴 기자 sch5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