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의 지시를 받아 휴대전화를 훼손한 후 버린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사실혼 배우자 측이 휴대전화를 버렸다는 사실관계는 인정하지만 증거인멸을 목적으로 한 것이 아니라는 주장을 펼쳤다.
25일 서울중앙지법 형사15단독 주진암 부장판사는 증거인멸 혐의로 기소된 A씨의 1차 공판기일을 진행했다. A씨는 유 전 본부장의 사실혼 배우자로 알려진 인물이다.
A씨 측 변호인은 “휴대전화를 부수고 버린 사실관계는 인정하지만, 유 전 본부장 지시에 의했다거나 형사재판의 증거라는 인식을 가진 것이 아니었다”고 주장했다. 사실관계는 인정하지만 증거인멸 혐의가 성립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검찰은 유 전 본부장이 휴대전화를 교체할 때 A씨가 동행했고 A씨가 유 전 본부장에게 ‘20년 30년도 기다리겠다’는 텔레그램 메시지를 보냈다고 조사했다. 검찰이 A씨가 이 휴대전화가 수사의 증거로 사용될 것을 알 수 있었다고 의심하는 대목이다.
검찰이 확보한 자료에 따르면 유 전 본부장이 사용하던 휴대전화에는 ‘대장동 개발 배임’을 공모한 혐의를 받는 이들과 나는 전화와 문자메시지 기록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 휴대전화는 A씨가 버린 후 수사기관이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파악됐다.
검찰은 이날 추가 증거신청을 검토하고 있고, 변호인은 증인신문을 검토 중이라고 했다. 박씨의 2차 공판기일은 오는 10월6일에 진행될 예정이다.
유 전 본부장은 검찰의 주거지 압수수색 직전 A씨에게 휴대전화를 미리 맡겨놓았고, A씨는 지난해 9월 유 전 본부장 지시에 따라 휴대전화를 훼손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