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계좌 축소신고’ 서영배 태평양개발 회장에 징역 2년 구형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방법원 모습. 2021.7.19/뉴스1 ⓒ News1

검찰이 해외계좌 잔액을 실제보다 적게 신고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서영배 태평양개발 회장에게 징역 2년을 구형했다.

검찰은 25일 서울중앙지법 형사5단독 조수연 판사 심리로 열린 서 회장의 국제조세조정법 위반 혐의 첫 공판에서 “징역 2년과 벌금 70억원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검찰은 “장기간 해외계좌 잔액을 과소 신고했다”며 “2014년 전 범죄는 공소시효로 인해 처벌도 못 한다”고 지적했다.

서 회장의 변호인은 혐의를 모두 인정한다며 “초범이고 잘못을 뉘우치고 있다”고 선처를 부탁했다.

변호인은 또 “동일한 자금에 대해서 5년 동안 보유하고 있었는데, 그것이 미신고로 됐다”며 “검찰과 경찰의 수사에도 조세포탈 혐의는 발견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이어 “법이 자주 변경되고 일반인은 알기가 더 어렵다”며 “법률적인 무지때문이었다”고 말했다.

서 회장 측은 “언론에 노출되는 부담과 더불어 재판 출석에 대한 부담도 있다”며 이날 재판을 종결해줄 것을 요청했으나, 조 판사는 금액이 크다 보니 신중하게 검토할 필요가 있다며 재판을 한번 더 속행하기로 했다.

서 회장은 2016년 말 기준 해외계좌에 1616억원을 보유하면서 256억원을 축소 신고한 혐의(국제조세조정법 위반)를 받고 있다. 이듬해에도 1567억원을 보유한 채로 265억원을 적게 신고한 혐의를 받는다.

국세청은 지난 2016년 해외소득과 재산을 자진 신고하지 않은 ‘역외소득 은닉 혐의자’ 36명에 대해 고강도 세무조사를 했다.

당시 세무조사 명단에는 파나마의 법무법인 모색 폰세카에서 유출된 서류(파나마 페이퍼스)를 통해 조세회피처에 페이퍼 컴퍼니를 설립한 것으로 드러난 유력인사도 포함됐다. 서 회장은 당시 파나마 페이퍼스에 이름을 올린 바 있다.

다음 공판은 10월 18일 열린다.

서 회장은 태평양그룹 창업주인 서성환 회장의 장남이자 서경배 아모레퍼시픽회장의 친형이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