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24일 오전 경기 과천시 정부과천청사 출근길에 지지자들이 보낸 ‘취임 100일 응원’ 꽃다발을 보며 겉옷을 입고 있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취임 100일을 맞은 24일 오전 경기 과천 법무부 청사로 출근하고 있다.
한동훈 법무부장관의 취임 100일을 축하하는 꽃다발이 경기 과천 법무부청사 앞에 쇄도한 것을 두고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연출’이라는 취지로 발언해 논란이다.
문재인 정부에서 법무장관을 지낸 박 의원은 25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했다. 진행자는 ‘어제 한 장관이 취임 100일이라고 막 꽃바구니도 받고, 최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범보수 진영 차기 대권주자 1위에 올랐는데 가능성 있다고 보냐?’고 질문했다.
진행자가 ‘그럼 어제 한 장관 꽃다발은 갖다 도열시킨 거냐?’고 묻자 박 의원은 “저에게 화분 배달된 거는 청사 바깥이 아니라 청사 안에 쭉 넣어놨다. 그러니까 일부러 제가 거기서 포즈를 취하지 않으면 사진이 찍힐 수가 없다. 그런 사진을 기자 분들이 아마 출입하면서 찍어서 보도한 건 있어도…”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보니까 한 장관 출근인지 퇴근인지 모르지만 아무튼 장관이 청사 들어오면서 찍은 사진이더만”이라며 “저거는 저기다 갖다 놓은 것이다. 저렇게 배달되지 않는다”고 연출을 주장했다.
진행자가 ‘추미에 법무장관 때도 비슷한 사진 본 것 같다’고 짚어주자 박 의원은 “제가 추 장관님은 아니지 않냐”고 답했다. 진행자가 ‘본인은 그런적이 없냐?’고 거듭 묻자 박 의원은 “저거는 갖다 놓은 것이다”라고 한번 더 강조했다.
그러면서 한 장관의 차기 대권 주자 가능성에 대해서는 “코멘트 하고 싶지 않다. 지금 대통령 임기 100일 지났는데 그말 나오는 것 자체도 맞지 않다”고 언급을 피했다.
2020년 11월 18일 추미애 당시 법무부 장관의 인스타그램에는 추 장관이 지지자들에게 받은 꽃다발을 바라보는 사진이 게재됐다. (사진=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 인스타그램)
2020년 11월 18일 추미애 당시 법무부 장관의 인스타그램에는 추 장관이 지지자들에게 받은 꽃다발을 바라보는 사진이 게재됐다. (사진=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 인스타그램)
이들은 “무슨 헛소리냐? 배달하는 사장님이 ‘안으론 못 들어가니까 1층 계단에 갖다놓겠다’고 하시던데” “직접 꽃 보낸 1인이다. 어디서 그런 거짓말을 하냐. 업체 전화번호랑 배달 완료 인증사진이 있다” “법무부로 꽃 배달해달라 하면 업체에서 계단으로 한다고 먼저 말한다. 법무부 과천청사로 주문하면 계단 앞으로 자연스럽게 배달해 주더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배달 트럭이 법무청사 앞까지 들어와 계단 앞에 차를 대고 꽃을 내려놓는 모습도 언론 카메라에 포착됐다.
24일 오전 한동훈 법무부 장관 취임 100일을 맞아 지지자들이 보낸 꽃다발이 과천 법무부 청사 앞으로 배달되고 있다.
24일 오전 한동훈 법무부 장관 취임 100일을 맞아 지지자들이 보낸 꽃다발이 과천 법무부 청사 앞으로 배달되고 있다.
또 보낼 때 배송지에 ‘법무부 청사 입구’ 혹은 ‘청사 중앙계단’ ‘청사 1층 계단’ 등으로 적으니 그곳까지 배달해줬다는 이들도 많았다. 한 네티즌은 배달 업체와 주고받은 문자와 주문서를 온라인커뮤니티에 공개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자기들이 그동안 얼마나 쇼를 했는지 자인하는 꼴이다” “본인이 꽃바구니 화환 셀프 쇼한 것인가?”, “추미애 장관도 그렇게 받았다는데, 박 장관만 열등감인가?” “부러우면 그냥 부럽다고 말하라”고 비난했다.
법무부 대변인실 관계자는 동아닷컴에 “택배나 일반적인 배달품은 특별히 문제 있는 물건이 아니면 법무청사 앞까지 배달이 들어온다. 민원실과 법무부 청사 간 거리가 상당히 멀어서 직접 갖고 들어오기 힘들기 때문에 다른 직원들도 그렇게 물건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태근 동아닷컴 기자 pt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