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빌게이츠 빌앤멜린다게이츠재단(게이츠재단) 이사장이 저개발 국가의 화장실 문제 해결을 위한 RT(리인벤트 토일렛) 개발을 완료했다. 물과 하수처리 시설이 부족한 저개발 국가의 화장실 문제 해결을 위해 이 부회장과 빌게이츠 이사장이 새로운 개념의 화장실 시설 개발에 나선 것이다.
삼성전자는 25일 삼성종합기술원에서 게이츠재단과 협력해 온 RT 프로젝트 종료식을 열었다고 밝혔다. 이날 종료식에는 진교영 삼성종합기술원장과 RT 프로젝트 참여 임직원, 듀레이 콘 게이츠재단 부 디렉터 등이 참석했다. 삼성전자는 2019년부터 협력해 온 RT 개발의 연구개발을 종료하고 최근 사용자 시험을 마쳤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이 부회장과 빌게이츠 이사장은 빌게이츠가 방한 중이던 16일 만나 RT 개발 결과를 공유하고 글로벌 사회공헌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당시 면담에서 빌게이츠 이사장은 게이츠재단의 비전과 현재 추진 중인 사회공헌활동 현황을 설명했고 이 부회장은 삼성의 기술로 인류 난제 해결에 기여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이 자리에서 빌게이츠는 저소득 국가에 위생적 화장실을 보급하기 위한 프로젝트에 참여한 삼성의 헌신적 노력에 감사의 뜻을 전하기도 했다.
재계 관계자는 “게이츠재단이 RT 구현을 시도해 왔지만 기술적 어려움을 겪어오다가 2018년 삼성에 개발 참여를 요청했다”며 “이 부회장이 삼성종합기술원에 기술개발을 위한 태스크포스 구성을 지시했다”고 말했다.
삼성은 2019년부터 설계와 부품 및 모듈 기술 개발, 양산화를 위한 프로토타입 개발에 착수했으며 3년간의 연구 개발을 거쳐 열 처리 및 바이오 기술을 활용한 처리수 재활용률 100%를 달성했다. RT 개발이 성공하며 하수 시설이 부족한 국가 등 수십억 명의 생활의 질이 개선될 것으로 삼성은 전망했다.
RT 개발은 삼성이 단순히 제조 서비스업에서 벗어나 인류 발전을 위한 글로벌 사회공헌 활동에 나섰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 부회장이 빌게이츠 이사장과의 만남을 시작으로 글로벌 네트워크 재건에 나설 것이란 관측도 제기된다.
송충현 기자 balg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