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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24일(현지 시간) 예고 없이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를 깜짝 방문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만났다. 이 날은 우크라이나의 독립기념일이다. 러시아가 2월 24일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존슨 총리가 키이우를 방문한 것은 벌써 세 번째다.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존슨 총리가 자국에서는 궁지에 몰렸지만 우크라이나에서는 여전히 환영 받고 있다”며 “이번 방문은 그에게는 일종의 휴식”이라고 평가했다.
존슨 총리는 이날 젤렌스키 대통령으로부터 명예 훈장을 수여 받은 뒤 정상회담을 가졌다. 이어 “지금은 (러시아와) 협상을 위한 어설픈 계획을 추진할 때가 아니다”며 850억 원 규모의 군사 지원을 약속했다.
존슨 총리는 자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조치를 위반하고 파티를 즐겼다는 일명 ‘파티 게이트’ 이후 정치적 위기에 몰렸다. 2019년 총리에 오른 그는 결국 3년 만에 사임 의사를 밝혔고 후임자가 정해지는 내달 6일 퇴임할 예정이다.
존슨 총리는 재임 기간 내내 갖가지 구설수에 올랐지만 이번 전쟁에서 초기부터 우크라이나에 대한 과감한 지원을 결정하고 단행한 것은 그의 ‘정치적 유산’이 될 것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WP는 “존슨 총리에게 비판적인 사람들도 이 부분에서의 업적은 인정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미국 CNN은 “전쟁 이후 우크라이나를 세 번이나 방문한 정상은 존슨 총리 이외에는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 정도”라고 전했다.
이은택 기자 nab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