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카무라 이타루(中村格) 일본 경찰청 장관(경찰청장격)이 25일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의 총격 사망 사건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명했다.
NHK, 지지통신, 니혼게이자이신문 등 일본 언론 보도에 따르면 나카무라 장관은 이날 국가공안위원회에 경호 검증 결과를 보고한 뒤 기자회견을 갖고 위원회에 이날 사퇴를 요청했다.
나카무라 장관은 “경호의 본연의 자세를 근본적으로 재검토해, 두 번 다시 이러한 사태가 일어나는 일이 없도록 새로운 체제로 새로운 경호를 실시하기 위해서 인심일신(人心一新·국민의 마음을 새롭게)을 도모한다”며 사임할 의향을 분명히 했다.
다만 나카무라 장관은 그의 사임이 언제 공식화될 것인지는 말하지 않았다고 AP통신이 전했다. NHK는 나카무라 장관의 사임은 26일 내각 회의에서 양해(了解·승인)될 전망이라고 보도했다.
나카무라는 사건 발생 후 지난달 12일 회견에서 경찰 당국의 수장으로서 총격을 막지 못한 것을 두고 “장관으로서의 책임은 정말로 무겁다고 생각한다”며 자신의 책임에 대해 언급한 바 있다. 당시 그는 “지금 단계에서 내가 완수해야 할 책임은 검증과 재검토에 전신전령을 쏟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나카무라는 후쿠오카현 출신으로 경찰청에는 1986년 입청해 경시청 수사2과장, 형사부장 등 주로 형사수사 경험이 많았다. 경찰청 차장을 거쳐 2021년 9월 경찰청 장관에 취임했다. 재임 중에는 사이버 범죄에 대한 대응 강화를 위해 사이버경찰국을 올해 4월에 발족시키기도 했다.
아베 신조 전 총리가 총격을 받아 사망한 사건에 대해 오니즈카 도모아키 나라현 경찰본부장도 25일 경찰청에 사직 의사를 전달했다.
오니즈카 본부장 규슈 대학 졸업 후 경찰청에 들어와 나가노현 경찰 경비1과장 외에 경찰청 경비와 경호실장, 내각 관방 내각 참사관 등을 거쳐 올해 3월 나라현 경찰본부장에 부임했다.
지난달 8일 아베 전 총리가 총에 맞아 사망한 거리연설 때 경호 책임자를 맡아 나라현 경찰이 작성한 경호경비계획을 사건 당일 아침에 승인했다.
오니즈카 본부장은 사건 발생 다음날 기자회견에서 “27년의 경찰관 인생에서의 최대의 회한, 통한의 극치”라며 “이번 사태가 발생하게 된 것에 대한 책임의 무게를 통감하고 있다”고 했다.
총격 당시 경비체제에 대해서는 “경호·경비에 관한 문제가 있었음을 부인할 수 없다고 생각하며, 조속히 그 문제점을 파악하고 적절한 대책을 강구하겠다”고 경호에 문제가 있었음을 인정했다.
나라현 경찰청의 경비부장도 감봉 1개월의 징계처분을 받았다. 역시 경비부장도 사의를 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나라현 경찰은 같은 날, 경비부 참사관의 경시(경감급) 등 4명에 대해서도 감봉, 계고(경고) 등의 징계 처분을 발표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