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경련, 관련기업 29곳 조사
“10년 전에는 해외자원개발에 적극 나서며 관련 프로젝트가 수십 개 있었습니다. 지금은 신규 사업은 없고, 일부는 사업이 중단되거나 매각을 추진 중입니다.”
해외자원개발 부서가 있는 한 공기업 직원의 말이다. 해외자원개발은 자원안보에 있어 매우 중요하지만 단기 수익이나 정부 정책 변동에 따라 사업 리스크가 커 장기적인 시각으로 접근하기 어렵다는 취지였다.
한국의 해외자원개발 기업들의 경쟁력도 선진국 기업들과 상당한 격차를 보였다. 조사에 따르면 선진 글로벌 기업 역량을 100으로 가정했을 때 국내 기업의 해외자원개발 역량 수준은 52.8이라고 답했다. 인도태평양경제프레임워크(IPEF) 내 주요국(미국, 일본, 호주)과 비교한 해외자원개발 경쟁력 수준은 ‘매우 취약’이 35%, ‘약간 취약’이 60%로 집계됐다. 글로벌 공급망을 협력해야 할 주요 국가들과 비교해 자원개발 경쟁력이 낮은 수준으로 평가된 것이다.
해외자원개발을 활성화하기 위해 가장 시급한 정책은 ‘일관성 있는 정책 기조 추진’이 32.5%로 가장 많았다. 이어 ‘자금 지원’(27.5%), ‘세제 지원’(17.5%) 등 순이었다. 업계 관계자는 “투자비를 회수하는 데 장기간이 소요되기 때문에 자금 지원에 대한 절실함이 크다”고 강조했다.
해외자원개발 사업의 향후 전망에 대해서는 45%(매우 부정적 5%, 약간 부정적 40%)가 부정적으로 예상했다. 현재와 비슷할 것이라는 응답이 30%, 긍정적인 전망은 25%(매우 긍정적 5%, 약간 긍정적 20%)였다. 미중 간의 무역 갈등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 등 불안정한 국제 정세가 부정적 전망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유환익 전경련 산업본부장은 “공급망의 시작이자 토대인 해외자원개발은 국가 중추 산업이지만 최근 10년간 소홀한 면이 있었다”면서 “세계 각국이 공급망 확보에 나서고 있는 지금이라도 다시금 해외자원개발에 박차를 가해야 할 절박한 시기”라고 밝혔다.
구특교 기자 koot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