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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사는 사업” 창농 투자-판로 강연 북적

입력 | 2022-08-26 03:00:00

2022 A FARM SHOW 둘째날



25일 서울 서초구 aT센터에서 열린 ‘2022 A FARM SHOW(에이팜쇼)’ 무대에서 전라남도 귀농산어촌 설명회가 열렸다. 참가자들이 귀농 교육 신청서를 쓰고 있다. 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


“귀농·귀촌 준비를 차분히, 또 상세하게 할 필요가 있습니다. 장기 투자할 작목을 선택할 때는 어느 정도의 시간과 비용이 들어갈지에 대해 계획이 필요합니다.”

25일 서울 서초구 aT센터에서 열린 ‘2022 A FARM SHOW(에이팜쇼)―창농·귀농 고향사랑 박람회’ 둘째 날 제1전시장 메인 무대에서는 ‘전라남도 귀농귀촌 설명회’가 열렸다. 전국에서 가장 귀농 인구가 많은 지역 중 하나로 꼽히는 전남지역 설명회에 20대부터 60대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관람객들이 몰렸다. 전남도 관계자는 귀농귀촌 정책부터 재배 작물이나 스마트팜 관련 정보까지 실제 사례를 들어 자세히 설명했다.
○ “귀농은 하나의 사업, 판로 고민해야”

25일 서울 서초구 aT센터에서 열린 ‘2022 A FARM SHOW(에이팜쇼)’에서는 스마트팜 모형에서 자라는 다양한 채소를 선보였다. 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

이날 귀농에 관심을 가진 관람객들로 박람회장은 종일 북적거렸다. 학원 강사로 일하며 귀농을 계획 중인 강미현 씨(45)는 “귀농에 대해 계속 생각해왔지만 구체적인 계획이 손에 안 잡히고 답답한 점이 많았는데 에이팜쇼에서 유익한 정보를 얻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강 씨는 땅을 갈지 않고 농사를 지어 토양생태를 보전하고, 온실가스를 50% 이상 줄이는 ‘무경운(無耕耘) 농법’을 구상 중이다.

청년 농업인 선배들의 실질적인 조언도 눈길을 끌었다. 공기정화 식물인 선인장과 다육이를 재배, 판매해 연 매출 4억5000만 원을 달성한 ‘미스터허브’ 박정근 대표(37)는 ‘꽃담(談) 토크콘서트’의 첫 번째 연사로 나섰다. 박 대표는 “부모님과 함께 식물 재배를 해왔는데 돌파구를 찾기 위해 온라인 판매를 시작했다”며 “겨울 비수기에 직원들 월급을 주기 위해 시작한 라이브 커머스가 성장하면서 지난해에는 1시간 동안 900만 원의 매출을 올렸다”고 말했다. 귀농에 대해서는 “단순히 농사만 짓는 게 아니라 하나의 사업”이라면서 “선도농장이나 농업기술센터에서 3개월 이상의 체험은 필수고, 판로에 대해서도 계속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충남 당진시에서 ‘꽃양꽃색’ 농장을 운영하는 문소영(32), 김에스더(31), 박미아(32) 대표는 농약을 쓰지 않고 친환경 농법으로 꽃을 키우는 방법을 소개했다. 산업안전과 반도체 등 농업과 거리가 먼 분야에서 일하던 이들은 2년 전 귀농해 농장을 가꾸고 있다. 강연장을 찾은 김의선 씨(27)는 “몇 군데 지역과 작물을 놓고 창농을 고민하고 있는데 원예농업에도 관심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 지자체장이 직접 귀농 권유도

25일 서초구 aT센터에서 열린 2022 에이팜쇼(A Farm Show) 메인무대에서 청년농업인의 강의와 질문을 받는 꽃담토크콘서트가 열리고 있다. 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

스마트 농업 육성과 일자리 창출이라는 박람회 취지에 공감하는 지방자치단체장들의 발길도 이어졌다. 김영환 충북도지사는 이날 오후 박람회장을 찾아 충주, 단양 등 충북지역 부스들을 돌아봤다. 귀농·귀촌 상담을 받던 이들에게 김 지사가 명함을 건네며 “충북으로 와 달라”고 말하자 관람객들은 “잘 생각해보겠다. 오늘 계 탄 느낌”이라고 화답했다. 김 지사는 “식량위기와 기후변화, 탄소중립이 화두로 떠오르면서 농업이 굉장히 중요한 산업으로 부상하고 있다”며 “저명한 건축가들에게서 재능기부를 받아 농가주택 모델을 발굴하고 예비 귀농인이나 귀농인에게 이를 제공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날 박람회장에서는 신효섭 셰프가 전국 농산물을 이용해 요리를 하고 레시피를 공유하는 ‘에이팜파티’도 열렸다. 올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현장에서 시식하지 않고 집에서 맛볼 수 있도록 음식을 포장해 관람객들에게 제공했다.



최혜령 기자 herstor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