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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5~ 6%대 물가 내년초까지 이어질듯”

입력 | 2022-08-26 03:00:00

[기준금리 0.25%P 인상]
올해 5.2% 전망… 24년만에 최고
생산자 물가도 7개월 연속 상승세
시금치 가격 한달새 204% 뛰어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5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금융통화위원회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금통위는 이날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리면서 사상 첫 4번 연속 금리 인상을 단행했다. 사진공동취재단


한국은행이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1998년 이후 가장 높은 5.2%로 전망하면서 이런 수준의 물가 오름세가 내년 초까지도 계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최근 국제유가 하락에도 에너지와 농산물 가격의 고공 행진이 당분간은 이어질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정부는 한두 달 안에 물가가 정점을 찍고 내려올 것이라고 보고 있지만 서민들의 장바구니 물가 부담은 앞으로도 한동안 이어질 조짐이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25일 통화정책회의 후 기자간담회에서 “5, 6%대의 높은 소비자물가 오름세가 내년 초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며 “국제유가가 큰 폭으로 하락했지만 우크라이나 사태 등에 따른 향후 에너지 가격의 불확실성이 크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그러면서 “소비자물가는 공급과 수요 압력이 모두 당초 예상보다 확대되고 상승세의 확산 정도도 광범위해졌다”고 진단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5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기준금리 인상 등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다만 물가 정점 시기는 기존 예상보다는 앞당겨질 수 있다고 이 총재는 밝혔다. 정부와 한국은행은 당초 국내 물가가 9∼10월경 최고치에 이른 뒤 서서히 안정을 되찾을 것이라고 전망해 왔다. 그러나 유가 하락 움직임이 뚜렷해지는 등 최근 물가 상승세가 한풀 꺾이는 것 아니냐는 기대가 커졌다. 소비자들의 향후 1년간 물가 전망인 기대인플레이션율 역시 7월 4.7%에서 이달엔 4.3%로 소폭 내려왔다. 하지만 이 총재는 “정점을 지나더라도 물가 상승률은 5%대를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 올 하반기 물가 상승률은 평균 5.9%를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웅 한은 조사국장은 “기상 여건 악화에 따른 농산물 가격 상승이 예상되고, 외식 등 개인서비스 중심의 수요 측 물가 압력도 커지고 있다”며 “사회적 거리 두기 해제 이후 보복·지연 소비가 나타나고 소득 여건이 많이 좋아진 점도 민간소비를 증가시킨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한은은 내년 물가 상승률은 3.7%로 전망했다.

생산자 물가도 다시 올라 역대 최고치를 보였다. 이날 한은에 따르면 지난달 생산자물가지수는 전월 대비 0.3% 상승한 120.47로 올 1월 이후 7개월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특히 시금치(204%), 배추(47%) 등 농산물 가격은 한 달 만에 11.9% 상승했다. 다만 생산자 물가의 상승 폭은 이전보다는 점점 둔화하는 추세다.



박상준 기자 speaku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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