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美 ‘스페이스 론치 시스템’ 발사
미국항공우주국(NASA)의 우주로켓 SLS가 발사대에 기립했다. NASA 제공
인류 역사상 최강의 우주발사체인 ‘스페이스 론치 시스템(SLS)’이 변수가 없다면 한국 시간으로 29일 오후 9시 33분(현지 시간 29일 오전 8시 33분) 처음 발사된다. 미국의 유인 달 복귀 계획 ‘아르테미스’의 첫 미션을 위해서다. 발사 전 마지막 작업인 연료 공급 등이 남아있는 상태다.
예정대로 발사된다면 1972년 아폴로 17호의 착륙 이후 50여년 만에 재개되는 미국의 유인 달 복귀 계획 ‘아르테미스’가 첫발을 뗀다. 유럽과 중국, 일본, 러시아 등 세계 각국이 올해 잇따라 달 탐사 경쟁에 나서고 있는 가운데, 미국은 아르테미스 미션으로 새로운 우주 기술을 증명하고 국제 협력을 공고히 해 우주 패권 경쟁에서 앞서 나가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 아폴로 보낸 ‘새턴5’보다 15% 강력한 SLS 첫 발사
SLS는 2014년부터 개발이 착수돼 약 230억 달러(약 30조8085억 원)가 투입된 미국항공우주국(NASA)의 2단 우주로켓이다. 높이 111.25m로 30층 건물 정도로 크다. 지구 저궤도에 143t의 탑재체를 올릴 수 있어 지금까지 인류가 개발한 로켓 가운데 추력이 가장 크다. 1960년대와 1970년대 달에 아폴로 탐사선을 보낸 ‘새턴5’보다 순수 추력은 약 15% 더 크다.
이 과정에서 SLS는 유인 우주왕복선 ‘오리온’을 포함해 달 탐사용 로버 ‘바이퍼’ 등 탑재체를 우주로 쏘아 올리는 역할을 한다. NASA는 달 우주정거장과 달 기지 구축, 최종적으로는 화성 유인 탐사로 이어지는 로드맵 중 첫 단계로 아르테미스 미션을 보고 있다.
○ 2년 늦어진 아르테미스 미션-1… 남녀 마네킹, 큐브샛 우주로
이번 SLS 발사는 ‘아르테미스 미션-1’로 불린다. 아르테미스 미션-1은 아르테미스 전체 계획 발표 당시 2020년으로 예정됐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와 예산 부족, 개발 지연 등으로 미뤄졌다.
아르테미스 미션-1은 오리온 우주선과 SLS 로켓, 케네디우주센터의 지상 시스템을 통합 시험한다. 계산된 속도로 SLS와 우주선 오리온이 달 궤도를 통과하는지를 확인하는 한편 우주비행사를 태우는 오리온이 2760도에 가까운 온도를 견디며 지구 진입, 바다 착륙 등을 정상적으로 수행하는지를 검증한다.
10개의 큐브샛도 함께 달로 보낸다. 이 큐브샛들은 달과 함께 지구를 공전하며 달의 표면에서 물과 자원을 탐사한다. 또 작은 소행성 주위를 맴돌며 주변 환경을 관측하며 추후 소행성 탐사를 위한 정보를 수집한다. 향후에는 우주비행사들의 안전을 책임지는 임무도 맡을 예정이다.
SLS가 발사된 후 80∼90분이 지나면 오리온이 달로 향하는 궤적에 진입한다. 이후 지구에서 45만 km 떨어진 지점에 도달해 42일간 임무를 수행한다. 오리온이 우주비행사를 태우고 이 지점에 도달하면 인류가 역사상 지구에서 가장 멀리 비행한 기록을 세우게 된다. 달 방사선 환경 조사와 우주 비행 스트레스 평가, 우주선 연료 소모를 줄일 수 있는 달 역행 궤도에 머무는 것 등이 주요 임무다. 오리온은 임무 후 10월 10일 지구로 돌아온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 해안에 낙하할 예정이다. 빌 넬슨 NASA 국장은 “이전 세대에게 아폴로 프로그램이 있었다면 이제는 아르테미스 프로그램이 있다”며 “그간 제작된 유인 우주선 중 가장 멀리 날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고재원 동아사이언스 기자 jawon1212@donga.com
이영애 동아사이언스 기자 ya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