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경찰 된 ‘웃찻사’ 개그맨…“하루 10시간 2년 공부했다”

입력 | 2022-08-26 17:05:00



SBS ‘웃찾사’에서 활동하던 공채 개그맨이 현재 교통경찰로 재직 중인 사실이 밝혀졌다.

경찰청은 지난 17일 공식 페이스북과 유튜브를 통해 경기 성남 중원경찰서 교통경찰 고동수 순경의 색다른 이력을 소개했다.


고 순경은 2014년 SBS 공채 14기로 ‘웃음을 찾는 사람들(웃찾사) 프로그램에서 약 3년 정도 활동했다. 개그맨을 그만두고 하루 10시간 이상 공부한 끝에 경찰 시험에 합격했다.

그는 “2017년에 프로그램이 폐지됐는데, 개그맨들은 대부분 프리랜서니까 일이 없으면 백수 같다”며 “자존감도 많이 떨어지고 명절에 친척들 보는 것도 어느 순간 눈치를 보게 됐다”고 떠올렸다.


이어 “꿈과 열정을 갖고 개그맨의 길을 왔는데, 이 상태로 10년 20년을 버틸 수 있을까 고민이 많았다”며 “주변에 경찰이던 친구가 ‘너 정도면 잘할 것 같다’는 조언을 해줘서 고민 끝에 경찰에 도전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고 순경은 “무대에만 있다가 하루에 10시간 이상 공부하려니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고 했다. ‘잘한 선택일까? 이러다 이도저도 안 되면 어쩌지’ 고민하면서 한 달 가까이 공부를 내려놓고 방황 한 적도 있었다고 했다.

그래도 다시 한번 마음을 다잡고 2년간 공부해 결국 경찰관이 될 수 있었다고 전했다.


교통경찰이 된 후 고충으로는 “사람들과 좋은 일보다는 안 좋은 일로 부딪히게 된다”며 “예민하게 말씀하는 시민들을 만나면 단호하게 말하거나 달래면서 말하게 되는데 이런 것들이 조금 힘들다”고 털어놨다.

이외에도 화장실은 구청이나 주민센터 등을 이용하거나, 근무복 입고 밥 먹는 것에 대한 시선이 부담스러워 사람들이 몰리는 시간대를 피해 식사하는 등의 불편함이 있다고 밝혔다.


그는 “경찰과 코미디언의 공통점은 공감대를 잘 알아야 한다는 점”이라며 “사람들의 마음을 잘 캐치하고 이해해야 하는 직업 중 하나가 코미디언인데, 경찰관으로서도 시민들의 마음과 공감대를 잘 캐치해서 친절하게 다가가고 싶다”고 각오를 밝혔다.

그의 상관은 “고 순경은 인상이 좋고 항상 웃음을 잃지 않아서 보기 좋다”며 “보석 같은 경찰관이다. 지금같이 변하지 않는다면 진짜 엘리트 경찰관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박태근 동아닷컴 기자 pt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