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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트비아, 옛소련 시대 승전비 철거…시민들 ‘환호’

입력 | 2022-08-26 17:30:00


라트비아가 러시아의 반발 속에 옛소련 시대 승전 기념비를 철거했다.

가디언에 따르면 라트비아 정부는 25일(현지시간) 수도 리가 중심부 빅토리 파크에 설치돼 있던 옛소련 시대 오벨리스크(방첨탑)를 철거했다.

수도 중심부의 고층 건물처럼 서 있던 약 80m 높이의 기념비는 주위를 둘러싸고 있는 연못으로 쓰러지며 큰 물보라를 일으켰다. 이를 지켜보던 사람들은 환호하며 박수를 쳤다. 철거 장면은 TV로 생중계됐다.

라트비아 외교 장관은 트위터에 “이로써 역사의 또 다른 고통스러운 한 장을 닫고 더 나은 미래로 나아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것은 소련 붉은군대가 나치 독일에 승리한 것을 기념해 세웠던 승전비다. 다섯 개의 첨탑으로 이뤄져 있고 꼭대기에 소련을 상징하는 별 3개가 박혀 있다. 러시아 전승절에 러시아계 주민들이 모여 헌화했던 곳이기도 하다.

기념비는 라트비아 소련에 속해 있던 1985년 세워졌다. 라트비아는 옛소련연방이 붕괴하면서 1991년 독립했고 유럽연합(EU)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이 됐다. 라트비아는 러시아와 국경 214㎞ 길이를 접하고 있다.

앞서 라트비아 의회는 지난 5월 이 기념비 철거를 승인했다.

동유럽 일부 국가들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응해 공산주의 시대 상징을 지우고 있다. 에스토니아는 지난주 러시아 접경 인근 옛소련 2차 세계 대전 기념물을 철거, 탱크 복제품을 탈린 북쪽 전쟁 박물관으로 보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