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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곡살인’ 피해자는 폭포 아래 ‘조현수’ 믿고 다이빙했을 것”

입력 | 2022-08-26 18:24:00


‘계곡 살인사건’ 재판에서 피해자 윤모(사망 당시 39세)씨가 다이빙할 당시 폭포 아래에 있던 피고인 조현수(30)씨를 믿고 뛰어내렸을 거라는 증언이 나왔다.

26일 인천지법 형사15부(부장판사 이규훈)는 살인 및 살인미수, 보험사기방지특별법 위반 미수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된 이은해(31)씨와 공범인 내연남 조현수씨의 11차 공판을 진행했다.

이날 검찰은 한 방송 프로그램에서 ‘계곡 살인사건’ 당시 상황을 재연하며 같은 위치에서 다이빙한 경험이 있는 전문가 A씨를 증인으로 불러 신문했다.

A씨는 “피해자 윤씨가 뛴 용소계곡 폭포는 절벽 위에서 지면까지 3~4m, 지면부터 수면 아래까지도 3~4m”라면서 “다이빙을 배운 수강생 입장에서도 안전장비 없이 맨발로 뛰기에는 위험한 높이와 깊이”라고 진술했다.

그러면서 “윤씨처럼 수영을 못하는 사람이 그 높이까지 올라가면 본인이 다이빙 이후 어떻게 될지 뻔히 알기 때문에 보통 뛰지 않는다”며 “당시 윤씨는 폭포 아래 일행이나 사람이 있으니 훨씬 안도감을 느끼고, 본인이 위험에 노출됐을 때 그들이 자신을 도와줄거라 믿고 뛴 것”이라고 증언했다.

검찰에 따르면 계곡 살인사건 당시 피고인 조현수씨가 가장 먼저 다이빙했고, 조씨와 이은해씨의 지인이자 방조범인 B씨가 이어 폭포 위에서 뛰어내린다. 마지막으로 윤씨가 다이빙하는데, 이때 윤씨가 입수하는 지점에서 약 5m 떨어진 거리에는 허리에 튜브를 찬 채 조씨가 물에 떠 있었다.

이를 두고 A씨는 “수영을 할 줄 아는 조현수씨가 튜브를 허리에 찬 채로 수영하며 피해자에게 다가가는데, 당연히 속도가 날 수 없기 때문에 일부러 (구조하지 않기 위해) 그런 거라고 볼 수밖에 없다”면서 “5m 거리라면 피해자에게 충분히 튜브를 던져줄 여유가 있었을텐데 저라면 그렇게 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이날 증인으로 나선 또 다른 다이빙 전문가 C씨는 “조현수씨의 당시 위치상 피해자를 향해 튜브를 던져도 5m 거리까지는 가지 않았을 것”이라며 “물의 흐름도 위에서 아래로 내려오는 상황이라 다시 조씨의 방향으로 튜브가 떠내려왔을 것”이라고 A씨와 반대되는 의견을 제시했다.

다만 C씨는 “다이빙하지 않으려던 피해자 윤씨에게 이은해씨와 조현수씨가 안전장비 없이 다이빙하라고 한 것은 ‘죽으라고 시킨 것’과 다름없다”고 밝혔다.

이씨와 조씨의 다음 공판은 30일 오전 10시에 같은 법정에서 열릴 예정이다.

이씨 등은 지난 2019년 6월30일 오후 8시24분 경기 가평군 용소계곡에서 수영을 못하는 이씨의 남편 윤모씨에게 다이빙을 강요해 물에 빠져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이들 피고인은 앞서 2019년 2월 강원 양양군 펜션에서 윤씨에게 독이 든 복어 정소와 피 등을 섞은 음식을 먹이거나, 3개월 후인 같은 해 5월 경기 용인시 소재의 한 낚시터에 윤씨를 빠뜨려 살해하려 한 혐의 등도 받고 있다.

검찰은 이들이 보험금 8억원을 노리고 범행을 한 것으로 보고 있다.

아울러 이씨와 조씨는 검찰의 2차 조사를 앞둔 지난해 12월14일께 잠적한 뒤 4개월 만인 지난 4월16일 경기 고양시 덕양구 3호선 삼송역 인근 오피스텔에서 경찰에 검거됐다.

[인천=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