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기까지 사퇴 않고 ‘전면전’ 의지 페북엔 “당원 가입하기 좋은 금요일 보수정당, 여러분이 바꿀 수 있어” 李측 “대표”… 與 “前대표” 직함 논란
이준석 전 대표가 17일 가처분 신청 관련 법원 심리에 참석한 뒤 서울남부지방법원 앞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는 모습. 사진공동취재단
“이 사태를 만든 분들의 책임 있는 말씀을 기다리겠다.”
국민의힘 이준석 전 대표는 26일 법원의 가처분 인용 결정 직후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최종 승소하더라도) 당 대표직을 사퇴할 생각은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측 핵심 관계자)’들과의 전면전을 이어가며 내년 6월까지인 당 대표 임기를 끝까지 마치겠다는 의지다. 이 전 대표는 오후 10시경 페이스북에 “당원 가입하기 좋은 금요일 저녁”이라며 “보수 정당, 여러분의 참여로 바꿀 수 있다. 지금 결심해달라”고 썼다. 여권 내에선 “차기 당권 경쟁 구도에서 영향력을 행사하기 위한 행보”라는 평가가 나왔다.
13일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 장제원 의원 등 ‘윤핵관’ 인사들의 실명을 거론한 작심 기자회견 이후 방송 출연을 이어 왔던 이 전 대표는 법원 결정 직후 예정됐던 방송 인터뷰를 모두 취소했다. 법원의 결정으로 집권 여당 지도부가 대혼란 상황에 접어들면서 이 전 대표가 유리한 고지를 점하게 됐기 때문이다. 여권 관계자는 “첫 법적 대결에서 사실상 이 전 대표가 승리하면서 주도권이 이 전 대표에게 넘어갔다”며 “이 전 대표가 사퇴하지 않고 계속 버티면 친윤(친윤석열) 그룹의 구상도 복잡해질 것”이라고 했다. 이 전 대표는 당분간 보수 지지층이 밀집한 경북 지역에 머무를 것으로 알려졌다.
강경석 기자 coolup@donga.com
이소정 기자 soj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