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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식 파괴’ 나선 이재용·최태원…스킨십 확대하는 재계 총수

입력 | 2022-08-27 13:37:00


재계 총수들이 격식을 파괴하고 자유로운 형식으로 임직원들과의 소통에 나섰다.

권위주의 문화를 타파하고, 수평적 조직 문화를 만든다는 전략을 넘어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한 밀레니얼 세대와 1990년대 중반~2000년대 초반 출생한 Z세대) 직원들의 의견을 더욱 경청하겠다는 의지다.

27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전날 이 부회장은 형식을 파괴하고 경영진이 아닌 직원들에게 직접 차기 전략 제품 보고를 받으며 자유로운 소통의 시간을 가졌다.

이날 이 부회장은 임직원들과의 간담회에서 어머니인 홍라희 전 삼성미술관 리움 관장과 여름 휴가를 단둘이 보냈다는 이야기를 전하며 허심탄회한 시간을 보냈다.

이 부회장은 간담회에 참석한 MZ세대 직원과 한명 한명 악수를 나눈 뒤 직원들에게 손소독제를 짜주던 이 부회장은 “코로나 걸렸던 사람이 있냐”고 물으며 “어느정도로 아팠느냐”고 걱정했다. 그는 “사람마다 다른거 같은데 나는 아직 안 걸렸다. 언제 걸릴지 (모르겠다)”라고 이야기를 건넸다.

이 부회장도 직원들에게 본인의 여름 휴가에 대해 자세하게 설명했다. 이 부회장은 “올해는 여름휴가를 제대로 보냈다”면서 “평생 처음 어머니랑 단둘이 5박6일간 휴가를 보냈다”고 했다. 안싸우셨냐는 임직원의 질문에 그는 소리내 웃으며 “안 싸웠다. 하루는 방콕(집에만 있었다는 뜻)하고 어머니 추천으로 드라마를 시청했다”고 말했다.

이 부회장은 “80 다 된 어머니가 아들 걱정에 비타민 많이 먹어라, 맥주 많이 마시지 말라고도 하셨다”는 이야기도 나눴다.

이외에 ▲MZ세대의 관심사와 고민 ▲MZ세대가 느끼는 삼성의 이미지 ▲미래 신사업 아이디어 ▲혁신적 조직문화 확산 방안 ▲경력 개발 로드맵 ▲회사 생활 애로사항 등 다양한 주제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나눴다.

점심시간 구내식당에서 직접 식판을 들고 줄을 서 급식을 받고, 직원들을 향해 웃으며 손을 흔들어 보이는 모습들도 연일 화제다. 현장 방문에서 만난 직원의 부인과 영상통화를 하고, 직원들과 일일이 악수를 나누며 기념사진도 촬영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이 부회장이 향후 다른 사업장도 순차적으로 방문할 계획”이라며 “직원들과의 소통을 지속해서 늘려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도 최근 형식을 파괴하는 소통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25일 ‘이천포럼 2022’ 마무리 세션에서 최 회장은 준비한 원고를 발표하는 클로징 스피치 방식이 아닌 임직원들과 대화를 나누며 자신의 생각을 밝히는 방식으로 진행했다.

최 회장은 ‘회장과의 찐솔대화’라는 이름으로 진행된 해당 자리에서 SK그룹의 ESG 성적은 몇 점이냐는 직원의 질문에 “현 단계에서는 나름 목표한 대로 가고 있다고 볼 수 있지만 2030년까지 달성해야 할 목표까지 감안하면 아직 갈 길이 멀다”고 대답하는 등 솔직한 대화를 이어갔다.

최 회장은 지난 3월 SK텔레콤 인공지능(AI) 사업팀원들과 만난 자리에서 앞으로 자신을 회장님이 아닌 토니로 불러달라고 요청했다. 토니는 최 회장의 영어 이름이다. 아빠 곰 토니‘라는 뜻의 인스타그램 아이디인 파파토니베어(papatonybear)의 시작인 셈이다.

최 회장은 4대 그룹 오너 중 유일하게 소셜미디어(SNS)를 운영 중이며, 현장 방문시 간담회나 ’번개(즉흥모임)‘를 통해 임직원과 만나 소통을 이어가고 있다.

최 회장은 지난 2019년 SK신년회에서 구성원과 이해관계자의 행복을 새 경영화두로 제시하고 구성원들과 100회에 걸쳐 행복토크를 열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실제 최 회장은 냉동 삼겹살, 빈대떡, 매운탕집 등 SK 직원들이 자주 찾는 인근 식당에서 직원들과 술잔을 기울이며 소통하는 시간을 가졌다.

재계 관계자는 “MZ세대가 경제 분야에서도 소비와 사업의 주축으로 떠오른만큼 경영진들이 직접 소통을 통해 의견을 반영하고 전 임직원들의 소속감 등을 고취시키겠다는 흐름이 반영된 모습으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