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호영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긴급 의원총회에 참석하고 있다. 2022.8.27/뉴스1 ⓒ News1
‘주호영 비상대책위원장의 직무집행을 정지하라’는 법원의 가처분 결정에 따라 27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긴급 의원총회에서는 비대위를 해체하고, 권성동 원내대표가 물러나야 한다는 요구가 분출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이날 오후 4시10분부터 국회 본관 246호에서 의원 90여명(총 115명)이 참석한 가운데 의총을 열었다. 의원들 사이에서 격론이 이어지면서 3시간이 넘도록 ‘마라톤 의총’이 진행되고 있지만 결론이 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당 지도부는 의총에서 “법원이 이준석 전 대표가 제기한 가처분 신청을 인용해 주 위원장의 직무는 정지됐지만, 비대위 자체는 아직 효력을 갖고 있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비대위 체제를 존속시키고, 권성동 원내대표가 비대위원장 직무대행을 맡으면 된다고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윤 의원은 “비대위 자체가 효력이 없다고 판단하고, 다시 돌아가려면 당대표 직무대행으로 가서 남은 김용태 최고위원과 다시 최고위원을 뽑을 수밖에 없는데, 권 원내대표가 그런 역할을 하기엔 명분이 없다. 현 사태를 수습할 명분이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결자해지(結者解之)의 자세로 본인과 대통령과 당과 나라를 위해서 (권 원내대표가) 결단하는 게 정도가 아니냐는 식의 의견을 드렸다”며 “권 원내대표가 사퇴하고 새 원내대표를 뽑고 새 원내대표가 당대표 직무대행을 하고 거기서부터 실마리를 풀어야 한다”고 말했다.
윤 의원은 “(당 지도부가) 법률적으로 가더라도 승소 가능성이 있겠냐. 이의신청, 항고, 재항고 그 사이에 본안소송까지 1년이 걸릴 것이고, 그러면 이 전 대표도 가만히 있겠냐”며 “진흙탕 싸움이 될 것이고 당은 만신창이가 된다. 당보다 더 중요한 대통령의 개혁 어젠다가 실종된다”고 지적했다.
또 “법원의 결정은 한마디로 민심이다. 떠나가는 민심을 다시 돌리기 위한 전화위복(轉禍爲福) 기회로 삼으려면 첫째 원내지도부가 사퇴하고, 둘째 언론의 타깃(표적)이 된 분들은 2선 후퇴할 수밖에 없다”고도 했다. ‘언론의 타깃’은 이른바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 관계자) 등 친윤(친윤석열)계로 해석됐다.
김 의원은 의총장에서 나와 “설렁탕을 시켰다가 주문을 취소하고선 ‘설렁탕 주문을 취소한 것이지, 공기밥과 깍두기까지 취소한 건 아니지 않냐’고 주장하는 것과 똑같다”고 비유했다. 그러면서 “판결 취지 자체에 대해서 완전히 몰각시키는 해석이라고 생각한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3선의 하태경 의원도 “법원 판결을 존중해서 비대위를 즉각 해산하자, 새 원내대표를 바로 뽑아서 우리 당의 새로운 출발을 시작하자는 메시지를 전했다”고 밝혔다.
이 전 대표와 가까운 것으로 평가되는 허은아 의원도 의총에서 “부끄러운 정당, 부끄러운 국회의원도 되어서는 안 된다”며 법원 결정을 존중해 비대위를 해체하고, 새로운 원내대표를 선출하자고 발언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당내 최다선(5선) 중 한 명인 조경태 의원은 페이스북에 “현재 원내대표를 위시한 당 지도부는 좀 쉬어야 한다”며 “이번에 실수가 많았고 도덕적 해이가 너무 심했다”고 권 원내대표 지도부의 사퇴를 공개적으로 촉구했다.
국민의힘을 대리하는 황정근 변호사는 법원 결정에 대해 “(그렇다면) 원내대표가 ‘비대위 직무대행’을 할 수밖에 없다”는 해석을 내놓기도 했다.
황 변호사는 “비대위원장 직무집행정지 결정만으로는 비대위가 바로 해산되는 것이 아니라 원내대표가 다시 ‘비대위 직무대행’이 될 뿐”이라며 “향후 비대위원 8인에 대한 별도의 직무집행정지가 되지 않는 이상, 비대위원 8인의 법적 지위는 그대로 유지된다”고 주장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