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 교황이 27일(현지시간) 바티칸의 성 베드로 대성전에서 열린 서임식에서 유흥식 라자로 교황청 성직자성 장관 겸 대주교(71)에게 추기경의 상징인 빨간색 사제 각모(비레타)를 씌운 뒤 웃으며 대화하고 있다. 게티이미지코리아
교황청은 이날 신임 추기경 20명의 서임식을 바티칸의 성 베드로 대성전에서 개최했다. 지난 5월 29일 함께 추기경에 임명된 이들은 프란치스코 교황의 주례 속에 서임식을 마침으로써 정식으로 로마 교회 추기경단의 일원이 됐다.
유 추기경은 이날 영국의 아서 로시 추기경에 이어 두 번째로 호명돼 비레타와 함께 추기경 반지를 받았다. 선종한·김수환·정진석 추기경, 지난해 은퇴한 염수정 추기경에 이은 한국의 네 번째 추기경이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27일(현지시간) 바티칸의 성 베드로 대성전에서 열린 서임식에서 유흥식 라자로 교황청 성직자성 장관 겸 대주교(71)에게 추기경의 상징인 빨간색 사제 각모(비레타)를 씌우고 있다. 게티이미지코리아
이번 서임식으로 교황 선출권을 지닌 80세 미만의 추기경은 총 132명으로 늘었다. 추기경은 가톨릭교회에서 교황 다음의 권위와 명예를 가진 자리로 종신직이다. 현재 세계 추기경 수는 신임 추기경 20명 포함 226명이다.
유 추기경은 서임식 뒤 한국 취재진과 만나 “교황님께서 ‘앞으로 함께 나아가자’고 말씀하셨다”며 “그래서 교황님과 교회를 위해서 죽을 준비가 돼 있다고 말씀드렸더니 고개를 끄덕이며 웃으셨다”고 전했다.
그는 “‘교황님과 교회를 위해서 죽을 준비가 돼 있다’는 말은 교황님에게 편지 쓸 때 내가 첫머리에 항상 쓰는 표현”이라며 “죽을 각오로 추기경직에 임하겠다”고 덧붙였다.
27일(현지시간) 바티칸의 성 베드로 대성전에서 열린 서임식에서 신임 추기경으로 임명된 유흥식 추기경(71)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게티이미지코리아
한편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프란치스코 교황에게 보낸 축하서한에서 “내년 한-교황청 수교 60주년을 계기로 양국이 보다 긴밀하게 협력하는 관계로 발전하기를 기대한다”며 “교황님의 충실한 협력자로 대한민국의 유흥식 추기경을 비롯한 20명의 추기경을 새롭게 세우심을 축하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새롭게 임명된 추기경들이 교황님을 보좌하며 하느님의 뜻을 전하는 빛과 소금의 역할을 다해 주실 것이라 믿는다”며 “작년 유흥식 추기경을 교황청 성직자성 장관으로 임명하신 데 이어 이번에 대한민국 역사상 네 번째 추기경으로 서임하시니 전 세계 천주교인들과 기쁨을 함께한다”고 전했다.
김소영 동아닷컴 기자 sykim4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