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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포리자 원전 일대 또 포격…러·우크라 또 네탓 공방

입력 | 2022-08-28 10:25:00


 러시아가 점령한 우크라이나 남동부 자포리자 원자력발전소 일대에서 또다시 포격이 발생했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측은 서로 상대국을 공격 주체로 지목하며 설전을 지속하고 있다.

AFP통신에 따르면, 자포리자 원전을 운영하는 우크라이나 국영기업 에네르고아톰은 27일(현지시간) 하루 내내 러시아군이 반복적으로 원전 인근을 포격했고 이로 인해 발전소 시설이 일부 손상됐다고 밝혔다.

에네르고아톰은 러시아의 공격으로 수소·방사성 물질 누출과 화재가 발생할 위험도 커졌다고 경고했다.

또 27일 정오를 기준으로 현재 원전이 방사능과 화제에 관한 안전 기준을 위반할 위험을 지닌 채로 가동되고 있다고 알렸다.

하지만 러시아 측은 자포리자 원전의 방사능 수치가 정상 수준이라면서 이번 포격의 주체는 우크라이나군이라고 반박했다.

러시아 국방부는 우크라이나군이 드니프로강 건너 마르가네츠 마을에서 원전 인근 에네르호다르시를 세 차례 포격했다고 주장했다.

방사능 누출 위험에 멀리 떨어진 지역들도 대비에 나섰다. 원전으로부터 북동쪽으로 45㎞ 떨어진 호르티츠키 지역 주민들은 요오드 알약을 배급받았다. AFP는 발전소 인근 주민들인 전쟁 시작 직후부터 요오드 알약을 받았다고 전했다.

자포리자 원전은 지난 25일 40년 역사상 처음으로 우크라이나 전력망으로부터 잠시 분리됐다. 원전 인근에서 발생한 화재로 발전소와 외부를 잇던 송전선 4개 중 마지막 1개가 손상되면서다.

이런 가운데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자포라지 원전으로 29일쯤 사찰단을 보낼 것으로 알려졌다.

우크라이나 에너지부 고문인 라나 제르칼은 우크라이나 라디오 NV와의 인터뷰에서 “(러시아 측이) 사찰단이 현장에 가지 못하도록 모든 조건을 인위적으로 만들고 있다”며 “러시아와의 사찰단 파견 합의에도 불구하고 임무가 진행될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한편 우크라이나 측은 러시아가 자포리자 원전에서 생산되는 전력을 크림반도로 전용하려 한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베던트 파텔 미 국무부 대변인은 “원전이 생산하는 전기는 우크라이나의 것”이라며 “점령지로 전력을 돌리려는 시도는 용납할 수 없다”고 경고했다.

유럽 최대 원전 중 하나인 자포리자 원전은 지난 3월 러시아군에 점령됐으나 우크라이나 에네르고아톰 기술자들이 계속 관리를 담당하고 있다.

이곳에는 이달 5일과 6일에 이어 11에도 포격이 따랐다. 지난 20일~21일에도 포탄이 떨어져 원전 내 화학 시설 등 기반 시설이 훼손되기도 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