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머니무브’ 가속화 올 들어 시중은행 예·적금 68조 원 늘고 대출은 13조 감소
동아DB
금리 상승세가 꺾이지 않으면서 이달 들어 시중은행 예·적금에 7조 원 넘는 자금이 쏠린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이 연말까지 기준금리를 계속 올릴 것으로 보여 은행으로 뭉칫돈이 향하는 ‘역(逆)머니무브’ 흐름이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25일 현재 KB국민, 신한, 하나, 우리, 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예·적금 잔액은 757조6808억 원으로 집계됐다. 지난달 말(750조5658억 원)에 비해 7조1150억 원 늘었다. 지난해 말(690조366억 원)과 비교하면 올 들어 불어난 예·적금 잔액은 67조6442억 원에 이른다.
반면 5대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696조1983억 원으로 지난달 말(697조4367억 원)보다 1조2384억 원 줄었다. 가계대출 잔액은 올 들어 8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주식 등 자산시장이 침체되면서 갈 곳을 잃은 뭉칫돈이 은행 안전자산으로 향하는 역머니무브 속도가 빨라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한은이 사상 초유의 ‘빅스텝(기준금리 한꺼번에 0.5%포인트 인상)’에 나선 지난달에는 은행 예·적금이 한 달 만에 28조56억 원 불었다. 상반기(1~6월) 예·적금 증가액(32조5236억 원)에 맞먹는 규모다.
은행들도 기준금리 인상을 즉각 반영해 예·적금 금리를 올리며 역머니무브 속도를 높이고 있다. 25일에도 한은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리자 은행들은 수신상품 금리를 경쟁적으로 인상했다. 인상 폭은 최대 0.5%포인트로 기준금리 인상 폭을 웃돈다.
한은이 연말까지 기준금리를 0.25~0.5%포인트 더 올릴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한 만큼 연말 시중은행 예금 금리가 연 4% 넘을 가능성이 높다. 28일 5대 은행의 예금 금리는 연 최고 3.8%까지 오른 상태다. 김지영 신한PWM센터 PIB센터 팀장은 “금리 상승기에는 예금 만기를 최대한 짧게 잡고 회전을 시켜나가는 게 좋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