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대표 이재명] 득표율 77.77%… 민주당 역대 최고 최고위원 5명 중 4명이 ‘친명’ 대통령실 “산적한 현안 협력 기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신임 당 대표가 28일 서울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정기전국대의원대회에서 당 대표로 선출된 뒤 양손을 들고 인사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더불어민주당 새 당 대표에 이재명 의원(58)이 선출됐다. 이 신임 대표는 28일 서울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전당대회에서 최종 77.77%를 얻어 박용진 후보(22.23%)를 꺾고 승리했다. 이 대표의 최종 득표율은 민주당 당 대표 경선 역사상 최고 기록으로, 2020년 이낙연 전 대표(60.77%)의 종전 기록을 넘어섰다.
이 대표는 3·9대선 패배 5개월 만이자 6·1보궐선거로 원내에 입성한 지 2개월 만에 169석의 제1야당 당권을 차지하게 됐다. 정치권에선 이 대표가 지난 대선에서 맞붙었던 윤석열 대통령에 맞서 존재감을 드러내며 야권의 차기 대선 주자로 자리매김을 시도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대표는 이날 당 대표 수락연설에서 ‘민생’을 거듭 강조하며 “영수회담을 요청해 머리를 맞대고 해법을 만들겠다”는 등 정부 여당과의 협력을 약속했다. 이 대표는 취재진과 만나 “대선에서 윤 대통령과 나의 공약 중 비슷하거나 같은 것이 많다”며 “이 중 민생과 경제 위기 해결에 도움이 될 정책들을 신속하게 공통으로 추진할 것을 요청드리고 싶다”고 했다.
대통령실은 이날 서면 브리핑을 통해 “국민과 민생을 위한 산적한 현안을 해결하는 데 함께 협력해 나가길 기대한다”며 축하 인사를 전했다. 윤 대통령은 29일 이진복 정무수석을 통해 이 신임 대표에게 난과 함께 축하 인사를 전할 예정이다.
이재명, 77% 역대 최고 득표 당대표에… “정부 독주엔 맞설것”
민주당 새 대표 이재명 선출
“사즉생 정신으로 재집권 토대 구축, 민생 문제는 정부 여당과 협력할 것”
77% 득표에 친명 “확실히 당 장악”… 당원투표 37% 그쳐… 사당화 논란
李, 오늘 첫 최고위 뒤 文 사저 방문
28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전당대회가 끝난 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신임 당 대표가 최고위원 당선자들과 함께 손을 들며 인사하고 있다. 왼쪽부터 장경태 박찬대 고민정 의원, 이 대표, 정청래, 서영교 의원. 사진공동취재단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신임 당 대표는 28일 당 대표 수락연설에서 ‘민생’과 ‘경제위기’를 강조하며 정부 여당과의 협업을 약속했다. 당장은 ‘강 대 강 대치’보다는 ‘유능한 야당’ 이미지를 내세워 야권의 확실한 차기 대권 주자로서 존재감을 높이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 대표는 “재집권을 위한 토대 구축을 위해 사즉생의 정신으로 임할 것”이라고 했다.
최고위원도 친명(친이재명) 일색으로 구성된 가운데 이 대표는 “민주당은 모래나 자갈이 아닌 콘크리트가 돼야 한다”며 당 내부 ‘통합’도 강조했다.
○ 李, “영수회담서 해법 만들겠다”
이 대표는 이날 서울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진행한 수락연설에서 윤석열 대통령에게 영수회담을 제안했다. 그는 “첫째도 민생, 둘째도 민생”이라며 “국민의 삶에 단 반 발짝이라도 갈 수 있다면 제가 먼저 가서 정부 여당에 협력하겠다. 영수회담을 요청해 머리를 맞대고 해법을 만들겠다”고 했다. 다만 정치권에서는 이 대표를 둘러싼 ‘사법 리스크’가 결국 여야 간 충돌의 뇌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3·9대선과 6·1지방선거에 이어 이 대표와 윤 대통령 간 사실상의 ‘대선 3라운드’가 시작되는 것. 이 대표는 이날 수락연설에서 “정치 때문에 현실은 악화 일로”라며 “슈퍼리치 감세, 서민예산 삭감 같은 상식 밖의 정책으로 양극화는 더 악화될 것”이라고 정부 여당의 정책 방향을 비판했다. 이 대표는 다음 달 6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자로 나서 현 정부 정책을 비판할 것으로 보인다.
○ 77.77%의 압도적 지지, ‘사당화’ 극복은 과제
다만 여전한 당 내부 갈등 수습은 이 대표의 주요 과제로 남았다. 이번 전당대회에서 권리당원 투표율(37.09%)과 대의원 투표율(86.05%)은 모두 지난해(42.74%, 92.69%)와 2020년(41.03%, 90.32%)에 못 미쳤다.
다만 이 대표도 당 분열 상황을 우려한 듯 수락연설에서 “다양성이 본질인 민주정당에서 다름은 배제의 대상이 아니라 역할 분담을 통한 시너지의 원천”이라며 “실력에 따라 인재를 쓰고 역할을 부여하고, 민주당의 확고한 공천 시스템에 따라 기회를 가질 것”이라고 했다. 그는 공식 임기 첫날인 29일 국립서울현충원 참배 후 첫 최고위원회의를 마친 뒤 경남 양산시 평산마을을 찾아 문재인 전 대통령을 예방할 예정이다. 한 친명계 인사는 “‘탕평’과 ‘통합’을 강조하기 위한 첫 행보로, 친문까지 모두 끌어안겠다는 의지”라고 했다.
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장관석 기자 jks@donga.com
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황성호 기자 hsh033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