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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만에 재개된 국내 최대 해외건설 대면 세일즈 이벤트

입력 | 2022-08-29 12:28:00

지난해 11월15일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열린 ‘글로벌 인프라 협력 컨퍼런스’(GICC). 국토교통부 제공 2021.11.15/뉴스1


정부가 현재 처한 국내 경제위기의 돌파구 가운데 하나로 해외건설을 활용하겠다고 선언한 가운데 세계 각국 주요 발주처와 국내 기업들이 만나는 대규모 세일즈 이벤트가 펼쳐진다.

국토교통부가 주최하고 해외건설협회가 주관, 외교부가 후원을 각각 맡아 30일(내일)과 31일, 이틀 동안 서울에서 진행되는 ‘2022 글로벌 인프라 협력 컨퍼런스’(이하 ‘GICC’)이다. 2013년부터 시작돼 올해로 10번째가 되는 이번 행사는 코로나19로 인해 중단됐던 대면행사 형태로 3년 만에 치러진다.

특히 올해는 총사업비만 645조 원 규모로 추정되는 사우디아라비아의 ‘네옴신도시’와 40조 원 규모의 인도네시아 신수도 건설 등과 같은 초대형 프로젝트에 국내기업 참여를 지원하기 위한 다양한 행사가 준비돼 있어 결과에 관심이 모아진다.

● 3년 만에 대면으로 치러지는 국내 최대 해외건설 이벤트

GICC는 국내 기업의 해외건설시장 진출을 지원하기 위해 우리 정부와 주요 해외 발주처, 다자개발은행, 국내외 건설·엔지니어링업체들을 초청해 진행되는 행사이다. 주요 발주국의 장·차관 등 핵심인사들이 대거 참석해 주요 프로젝트에 대한 설명회와 1대1일 비즈니스 상담, 투자지원 상담, 학술회의 등이 진행된다.

처음 개최된 2013년 37개 나라에서 71명이 방문한 이후 2018년 무려 51개 국가에서 207명이 방문했을 정도로 규모를 매년 키워가며 중요한 국제행사로 자리 잡았다. 이듬해인 2019년에도 39개 나라, 91개 기관에서 162명이 참석했다. 그런데 코로나19가 터지면서 2020년과 2021년에 행사는 온라인으로 바뀌었고, 참석자 규모도 절반 이하로 크게 줄었다.

3년 만에 대면행사로 치러지는 올해에도 참석자 규모는 16개 나라, 44명으로 예전과는 큰 차이를 보인다. 해건협 관계자는 이에 대해 “코로나19가 완전히 종식되지 않은 상황이어서 초청 규모를 늘리는 데에는 한계가 있었다”고 말했다.

● 사우디아라비아, 천문학적 사업비의 신도시 프로젝트 ‘네옴시티’

하지만 올해에는 초대형 신도시 건설 프로젝트와 관련된 행사가 다수 포함돼 있어 포럼을 통해 거둬들일 성과에 관심이 모아진다.

대표적인 사업 가운데 하나가 사우디아라비아가 추진하는 ‘네옴시티’ 프로젝트이다. 2030년까지 북서부 타북주 일대에 약 2만6500㎢ 크기로 신도시를 조성하는 사업이다. 계획대로 조성된다면 서울시의 44배 크기에 인구 200만 명 정도가 거주할 수 있는 새로운 도시가 만들어지는 셈이다. 네옴시티의 이름은 새로움(New)을 의미하는 그리스어 ‘네오(Neo)’에 아랍어로 미래를 뜻하는 무스타크발(Mustaqbal)의 ‘M’의 합성어이다.

사우디는 이 프로젝트에 무려 645조 원의 사업비를 투자할 계획이다. 하지만 현재까지 외부 디자인 위주의 사업정보만 공개할 뿐 추가 정보를 제공하지 않고 있다. 정부는 이번 GICC에 네옴시티의 최고투자책임자를 초청해 사업 전반에 대한 설명회와 우리 정부·기업과의 협력방안을 모색하는 회의를 진행하기로 했다.

국토부는 이에 대해 보도자료를 통해 “유가 회복으로 대형 프로젝트 발주가 기대되며, 최근 네옴시티에 대한 국내외 관심이 증폭되고 있어 특별세션을 갖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해건협 관계자는 “29일(오늘)까지는 비공개 회의로 예정돼 있다”며 “30일(내일) 현장에서 공개회의로 바뀔 가능성도 있다”고 귀띔했다.

● 인도네시아, 본격화되는 신수도 ‘누산타라’ 조성사업

인도네시아가 추진 중인 신수도(‘누산타라’·Nusantara) 조성사업도 우리 정부와 기업들이 눈여겨보는 핵심 프로젝트 가운데 하나이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2019년부터 현재 수도 자카르타가 과밀화로 인해 교통 체증이나 식수 고갈 등과 같은 문제가 심각해지자 수도 이전을 계획하고 있다. 여기에는 자카르타가 위치한 자바섬만 집중 발전하며 국토발전 불균형과 지하수 과다 사용에 따른 지반침하 등의 문제도 영향을 미쳤다.

신수도가 들어설 후보지는 보르네오섬 동칼리만탄주로 정해졌다. 사업비는 정부 재정 7조7000억 원, 민·관 협력자금 21조7000억 원, 민간투자 10조6000억 원 등 40조 원으로 책정됐다. 올해 초 사업 추진을 위한 관련 법(‘신수도법’)이 마련됐고, 사업은 2045년까지 5단계에 걸쳐 추진하기로 결정됐다.

우리나라는 일찌감치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을 중심으로 한국토지주택공사(LH), 한국해외인프라도시개발공사(KIND) 등 공공기관과 민간 건설사들을 포함한 ‘팀코리아’를 구성해 수주전에 뛰어든 상태다.

정부는 이번 GICC에 올해 3월 신설된 인도네시아 신수도청 장관을 초청해 수도 이전 실행 현황 및 계획에 대한 발표를 듣고, 우리나라의 세종시 건설 경험과 시사점 등을 소개하는 협력 포럼을 진행하기로 했다. 해건협 관계자는 “인도네시아와 진행하는 포럼은 일반인도 참석 가능한 공개 행사”라며 “사전신청만 하면 유투브를 통해 실시간 영상도 볼 수 있다”고 소개했다.

● 500억 달러 수주 목표…메타버스 사는 정약용 아바타도 등장

한편 이번 GICC에는 국내 건설관련 첨단기술의 현주소를 소개하는 시간도 마련된다.

우선 30일 진행될 GICC 개막행사로 메타버스(Metaverse)에다 정약용 아바타를 등장시켜 대화하는 방식으로 참석자들에게 국내 건설기술의 과거 성과와 현재 상황, 미래 전망 등을 소개하는 이벤트가 추진된다. 메타버스는 ‘가상’과 ‘초월’ 등을 뜻하는 영어 단어 ‘메타(Meta)’와 우주를 의미하는 ‘’유니버스(Universe)‘의 합성어이다. 현실세계와 같은 사회·경제·문화 활동이 이뤄지는 3차원의 가상세계를 뜻한다.

또 국내 스마트건설 기술을 분야별 전문가들이 집중 소개하는 ’스마트건설포럼‘과 한국 정부가 국토교통 분야에서 진행하고 있는 각종 정부개발원조(ODA)사업을 소개하는 ’ODA성과공유세미나‘ 등도 예정돼 있다.

원희룡 국토부 장관은 “현 정부 임기 내 해외건설 연수주액 500억 달러 달성을 목표로 세운 만큼 우리 기업의 장점과 해외 각국의 수요를 잘 연결해 성과를 내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를 위해 범정부 차원의 전방위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황재성 기자 jsonh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