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평성시 삼화남새전문협동농장. 평양 노동신문=뉴스1
북한이 인도에서 쌀 1만t 수입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이 대규모 식량지원 계획 등을 담은 윤석열 행정부의 ‘담대한 구상’을 공개 비난한 가운데 중국에 이어 인도 등 제3국에서도 쌀 수입 움직임에 나선 것이다. 북한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홍수로 경제난이 악화됐을 가능성이 제기된 가운데 심각한 식량난을 겪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미국의 소리’(VOA)는 29일 최근 선박업계에 배포된 선박 수배 안내문을 입수해 북한이 인도 동부 비샤카파트남항에서 북한 남포항으로 쌀 1만t을 운송을 추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VOA가 입수한 안내문에 따르면 희망 출항 날짜는 다음달 25일부터 30일이다. 선박 수배 안내문은 화물의 소유주가 화물을 운송할 선박을 찾기 위해 화물과 출항 및 도착지 정보를 담아 배포하는 일종의 공지문이다. 선박업계 관계자는 VOA에 “북한이 일반적으로 소비하는 ‘단립종’이 아닌 인도와 파키스탄, 태국 등에서 생산하는 ‘장립종’ 쌀을 수입하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VOA는 통상 국제기구의 인도주의적 식량 지원의 경우 공고문에 인도적 지원 단체명이 명시되지만 이번 선박 수배 안내문에는 이 같은 내용이 포함돼 있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북한이 인도적 지원과 무관하게 인도에서 쌀 수입에 나섰을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쌀은 인도적 품목으로 분류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 결의안의 제재 대상 품목에서 제외돼있다.
하지만 이에 앞서 미국 농무부 산하 경제연구소는 최근 ‘국제 식량안보평가’ 보고서에서 북한 인구의 63.1%인 1630만 명이 식량 부족을 겪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지적했다. 이는 지난해 1530만 명보다 100만 명가량 늘어난 것이다.
특히 모내기철인 6월 전후로 코로나19가 확산된 데다 홍수 피해가 잇따르면서 올해 식량난은 더욱 심각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북한은 올 7월 중국에서도 약 1만t의 쌀을 수입했다.
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