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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 만난 文 “친명·친문 그룹 같아…‘명문 정당’이 가야할 길”

입력 | 2022-08-29 17:16:00

문재인 전 대통령이 29일 오후 경남 양산시 하북면 평산마을 사저 앞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신임 대표를 맞이하며 지지자들에 인사를 하고 있다. 2022.08.29. 사진공동취재단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신임 당대표가 공식 일정 시작 첫날인 29일 문재인 전 대통령을 예방했다. 이 대표와 문 전 대통령은 당내 계파 갈등을 수습하고 화합을 이뤄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이 대표는 이날 오후 3시쯤 버스를 타고 경남 양산 평산마을 문 전 대통령 사저를 찾았다. 이날 방문에는 정청래, 고민정, 박찬대, 서영교, 장경태 신임 민주당 최고위원 5명과 박홍근 원내대표가 함께 했다.

이 대표와 문 전 대통령의 만남은 지난 5월 23일 경남 김해 봉하마을에서 열린 고(故) 노무현 대통령 13주기 추도식 이후 3개월여 만이다.

문재인 전 대통령이 29일 오후 경남 양산시 하북면 평산마을 사저 대문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신임 대표 등 당 지도부를 맞이하며 지지자를 향해 손 인사하고 있다. 2022.08.29. 사진공동취재단


문재인 전 대통령이 29일 오후 경남 양산시 하북면 평산마을 사저로 향하면서 애완견과 마주치고 있다. 이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신임 대표 등 당 지도부는 문 전 대통령을 예방했다. 2022.08.29. 사진공동취재단



갈색 상의를 입은 문 전 대통령은 사저 계단을 내려와 이 대표 일행을 맞이했다. 지지자들은 ‘문재인’, ‘이재명’을 번갈아 연호했고, 문 전 대통령과 이 대표, 신임 최고위원들은 지지자들을 향해 웃으며 손을 흔들어 보인 뒤 사저 안으로 이동했다. 사저 안으로 향하는 계단에서 문 전 대통령의 반려견 ‘토리’가 일행들과 마주치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이 대표는 문 전 대통령과 1시간가량 비공개로 환담을 가졌다. 이후 문 전 대통령과 어떤 대화를 나누었는지 기자들이 묻자 이 대표는 “(문 전 대통령께서) ‘축하한다’는 덕담을 해주셨다”며 “또 우리 민주당이 앞으로 갈 길에 대해서도 조언해 주셨다”고 말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이 29일 오후 경남 양산시 하북면 평산마을 사저에서 예방을 마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신임 대표 등 당 지도부를 배웅하고 있다. 2022.08.29. 사진공동취재단



특히 문 전 대통령은 당내 친문(친문재인)계와 친명(친이재명)계간 계파 갈등을 언급하며 이 대표에게 당의 화합을 당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성준 당 대변인에 따르면 문 전 대통령은 ‘자신의 지지자들과 이 대표를 지지하는 그룹이 같다’고 말했고 이 대표도 ‘문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그룹과 저를 지지하는 그룹이 같다’고 호응했다. 최고의원들 역시 “우리 모두 친문이다”라며 덕담을 나눈 것으로 전해졌다.

문 전 대통령은 또 “99%가 우리가 같은 지지를 받고 있다는 데에서 공유하고 있는데, 1% 정도 경쟁이 생겼을 때 앙금이 좀 생긴 것 같다”며 “갈등이 부각되는 면이 있는데 그래도 정치는 1%를 품고 가야 한다. 그래야만 민주당이 확장되는 것이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또 다른 최고위원이 “친명 그룹과 친문 그룹이 같다”며 “‘명(明)’자와 ‘문(文)’자를 따서 ‘명문 정당’을 만드는 게 바로 민주당이 가야 할 길”이라고 말하자 참석자들이 웃으며 공감했다고 박 대변인은 전했다.

문재인 전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가 29일 오후 경남 양산시 하북면 평산마을 사저로 예방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신임 대표 등 당 지도부를 배웅한 뒤 지지자들에게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2022.08.29. 사진공동취재단



문 전 대통령은 윤석열 정부와 국민의힘에 대해서 비판하기도 했다. 문 전 대통령은 “요즘 정부여당이 잘하고 있지는 못한 것 같다”며 “따라서 민주당이 이제 나서서 희망과 지지를 얻어야 한다. 민생을 잘 챙겨야 한다. 특히 경제가 점점 어려워지고 전망만 어둡게 됐는데 민주당이 대안을 마련하는 정치로 가야 한다”고 당부했다.

김혜린 동아닷컴 기자 sinnala8@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