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대통령실 인적 쇄신, 지위고하 막론 예외 없다”

입력 | 2022-08-29 18:02:00

용산 대통령실 모습.


“(인적 쇄신에) 수석도 예외가 아니다.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예외가 있을 수 없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이날 홍지만 정무1비서관과 경윤호 정무2비서관의 사퇴와 관련한 질문에 이같이 답변하면서 “국민 관점에서 계속 보완하고 채워 나가겠다”고 말했다. 대통령실과 정부 부처에서 진행 중인 감찰과 조직 진단에 따른 인적 쇄신의 범위를 한정하지 않고 있다는 뜻이다. 이처럼 조직 진단과 감찰은 현재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성역없이 이뤄지는 분위기다. 여권 관계자는 “대통령비서실장도, 수석비서관도 만에 하나 문제점이 드러나면 교체를 피할 수 없는 분위기”라고 했다.

● 정무1·2비서관 동시교체 추가 쇄신 신호탄

이번 인사는 윤석열 대통령의 취임 100일을 기점으로 정책과 홍보 기능을 우선 강화한 데 이어 허점을 노출한 정무라인에 대한 쇄신 성격으로 풀이된다. 29일 대통령실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홍 1비서관과 경 2비서관을 면직해야 한다는 참모들의 의견을 듣고 고심하다 결국 교체로 교체하기로 했다. 여권 고위 관계자는 “행정 절차 등이 남아 있지만 비서관을 교체로 방향이 잡혔다”고 말했다.

SBS 기자 및 앵커 출신으로 19대 의원을 지낸 홍 비서관은 윤석열 정부 출범 후 대통령실에 합류했다. 경 비서관은 남경필 전 경기도지사 재임 시절 경기도 대변인,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의 제주도지사 재임 시절 정무특별보좌관 등을 지냈다. 여권 관계자는 이들에 대해 “개인적 책임을 묻는 차원이라기보다는 정무 라인에 대한 대대적 쇄신과 경고를 보낸 성격으로 해석되는 게 맞다”고 설명했다.

여당과 정부간 소통의 가교 역할을 하는 정무 라인이 서로 손발이 맞지 않는 사이 극심한 내홍을 겪는 여당과의 조율, 대야당 관계에 실패했다고 보고 대대적 수술대에 올린 것. 이미 지난주 정무수석실 소속 2급 선임행정관과 행정관 등 3명이 권고사직 형태로 물러난 상태인 만큼 “정무 라인의 전면 재편”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후임 인선이 마무리되면 정무수석비서관까지 교체될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대통령실은 이날 오후 인사위원회를 열어 내부 문건 유출과 관련해 시민사회수석실 산하 A 비서관에 대한 징계 여부도 심의했다.

대통령실은 물론이고 정부 부처 및 주요 기관에 대한 검증과 쇄신도 임박한 상태다. 정부 부처에 파견된 장관정책보좌관 등의 임용과정도 검증 대상에 오를 전망이다. 최근 대통령실 인사비서관실 선임행정관이 물러난 것을 두고도 “인사 추천과 검증에 외부 입김이 들어갈 수 있는 채널을 차단하려한 성격”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 대통령실외 정부 부처 안팎 ‘윤핵관’도 검증 대상

윤 대통령은 또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부의장에 내정하려 했던 김무성 전 의원 임명을 철회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의원은 ‘윤핵관’으로 불리는 의원들과 가까운 사이다. 여권 관계자는 “대통령실이 김 전 의원에 대해 정밀 검증에 들어간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윤 대통령의 내정 철회 검토는 김 전 의원이 지난해 가짜 수산업자에게 차량을 무상제공 받았다는 ‘가짜 수산업자’ 사건과 관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여의도 정치권에선 “검사 출신 대통령실 참모들의 윤핵관 견제”라는 시선도 있다.

현재까지도 드러나지 않은 감찰과 검증이 여러 건 더 진행되고 있는 상태로 전해졌다. 특히 감찰 과정에서 드러난 디지털포렌식 결과 대통령실 외부에 있는 여권 인사들에게 대통령실 내부 상황이 일부 흘러간 정황까지 포착되면서 감찰 수위가 더 확대된 것으로 알려졌다.

더불어민주당이 대선 패배의 충격을 씻고 이재명 당 대표 체제를 구성한 가운데, 여권에 대대적 쇄신 바람이 불면서 자칫 역효과를 우려하는 기류도 있다. 여권 관계자는 “윤 대통령과 맞붙었던 이재명의 민주당이 앞으로 윤 대통령의 용산 대통령실을 정면으로 겨냥할 게 유력하지 않느냐”며 “대통령실과 여당이 하루 빨리 내홍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했다.


장관석 기자 jks@donga.com
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