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수업중 교단 드러누워 휴대폰…교권침해 영상 논란 확산

입력 | 2022-08-29 19:32:00


최근 충남 홍성군의 한 중학교에서 학생이 수업 중 스마트폰을 들고 교단에 드러눕는 영상이 확산되면서 ‘교권 침해’가 심각한 상황에 이르렀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26일 동영상 플랫폼에 올라와 온라인에서 확산된 12초 분량 영상에는 남학생이 교단에서 칠판에 글씨를 쓰는 여성 교사 뒤에 드러누운 채 촬영하는 것처럼 휴대전화 뒷면을 교사 쪽으로 향하는 모습이 담겼다. 영상이 올라온 계정에는 수업 중 한 남학생이 상의를 벗은 채 여성 교사에게 말을 거는 모습이 담긴 영상도 게재됐다.

해당 중학교 관계자는 29일 동아일보 기자와의 통화에서 “남학생이 교탁 쪽 콘센트에 휴대전화를 연결해 충전하다 교사가 판서를 하기 위해 이동하자 비켜주기 위해 드러눕는 자세를 취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또 “교사 사진을 찍지는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고 했다.

이 학교는 등교 후 학생들에게 휴대전화를 제출하게 한다. 이 관계자는 “휴대전화를 갖고 있었던 이유와 수업 중 교단에 올라간 경위 등에 대해선 조사할 방침”이라고 했다. 수업 중 상의를 벗은 학생에 대해선 “이전 수업이 체육이라 땀을 식히기 위해 그랬던 것”이라며 큰 문제가 없다는 식으로 해명했다.

현장 교사들은 이 같은 일이 비일비재하다고 전한다. 경기도 지역의 초등학교 교사 A 씨(27)는 “동료 교사가 지난 달 6학년 학생이 던진 급식판에 얼굴을 맞았다”며 “‘배식을 너무 조금 준다’며 큰 소리로 불만을 제기하는 학생을 타이르자 식판을 던져 피가 날 정도 상처를 입었다”고 했다.

김동석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교권본부장은 “최근 교권 침해가 얼마나 심각한지 보여 주는 것”이라며 “학생을 야단치면 학대 등으로 고소·고발되는 경우가 적지 않아 문제 학생을 통제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했다.

한국교육개발원에 따르면 교사에 대한 교육활동 침해행위는 지난해 총 2269건 발생했다. 이중 학생에 의한 것이 2098건(92.5%)이었다. 침해 유형별로는 모욕·명예훼손이 1271건(56.0%)으로 가장 많았고, 상해·폭행 239건(10.5%), 성적 굴욕감·혐오감을 일으키는 행위 207건(9.1%) 등 순이었다. 충남도교육청은 해당 학교를 대상으로 진상조사를 벌일 방침이다.




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
이기욱 기자71woo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