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훈 국가기술표준원장
지난해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가장 먼저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국내총생산(GDP)을 회복한 국가로 기록됐다. 2021년 7월 유엔산업개발기구(UNIDO)가 발표한 세계 제조업 경쟁력지수(CIP)에서는 미국과 일본을 제치고 세계 152개국 중 3위에 오르며 대한민국의 저력을 과시했다. 반도체, 2차전지, 자동차, 석유화학과 같은 주력 수출산업이 일등공신으로 꼽힌다.
위기 속에서 대한민국이 거둔 성과를 생각하면 장밋빛 미래가 펼쳐질 것 같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코로나19 재확산, 우크라이나 사태의 장기화, 원자재 가격 급등, 글로벌 공급망 교란 등이 경제의 발목을 잡는다. 어느 것 하나 만만하지 않은 외부 요인들이지만 더 큰 복병은 빠른 속도로 진행되는 4차산업 대전환에 있다.
로봇이 우리의 일상으로 들어오고 정교해진 자율주행 성능에 친환경이 더해진 모빌리티가 등장하는 등 4차산업 기술을 접목한 다양한 제품과 서비스가 출시되고 있다. 기술 경쟁에서 뒤처지면 다시 따라잡기 힘들다는 우려가 나온다.
4차산업 대전환에 발맞춰 품질경영에도 디지털 기술이 속속 도입되고 있다. 디지털 트윈 기술을 도입해 공정관리를 고도화하고 산업현장의 정보를 실시간으로 이용해 제조 과정을 최적화함으로써 품질과 생산성을 획기적으로 끌어올린다. 또한 고객의 제품 요구사항을 신제품 개발과 설계에 신속히 반영해 고객 만족을 향상시키는 것도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품질경영의 주요 사례다.
사물인터넷(IoT), 인공지능(AI), 빅데이터와 같은 신기술이 이러한 변화를 이끌고 있지만 변화의 중심에는 언제나 사람이 있다. 제품 개발에서부터 판매에 이르는 전 과정에 걸쳐서 발생하는 혁신적인 변화에 대응하고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을 만나는 등 제조 현장과 서비스 접점에서 오랜 경험을 바탕으로 품질혁신을 이끌어 온 품질분임조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품질분임조는 현장의 문제점 개선, 원가 절감, 품질·생산성 향상, 고객 만족을 목표로 결성된 산업현장 근로자들의 자주적인 소모임이다. 전국적으로 53만여 명의 근로자가 5만3000여 개의 품질분임조에 소속돼 매년 14만여 건의 품질개선 활동을 펼치고 있다.
국가기술표준원은 품질분임조의 혁신 활동을 발전시키기 위해 매년 전국품질분임조경진대회를 개최하고 있다. 지역별 예선을 거쳐 선발된 품질분임조가 현장 개선, 스마트공장, 탄소중립, 상생협력, 사회적 가치 창출 등 15개 부문에서 품질혁신 우수사례를 경쟁하는 산업계의 전국체전이다.
이상훈 국가기술표준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