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4번째 유흥식 추기경 서임식 다음날 로마서 감사 미사 “불행은 옆과 비교하면서 시작”
28일 이탈리아 로마에서 열린 서임 감사 미사에 앞서 기도하고 있는 유흥식 추기경. 가톨릭신문 제공
한국 가톨릭교회의 네 번째 추기경이 된 유흥식 추기경(71)이 서임식 하루 뒤인 28일(현지 시간) 이탈리아 로마에 있는 교황청립 한인신학원에서 서임 감사 미사를 봉헌했다.
이날 미사에는 염수정 추기경과 한국천주교주교회의 의장이자 수원교구장인 이용훈 주교, 서울대교구장인 정순택 대주교, 대전교구장인 김종수 주교를 비롯해 국내 가톨릭 경축 순례단, 로마 한인 신자 등 500여 명이 참석했다.
유 추기경은 강론을 통해 “모든 불행은 옆과 비교하면서 시작된다. 경쟁에서 이겨야 한다는 시대의 흐름은 복음의 삶과 역행하는 일”이라며 “누가 너를 초대하거든 윗자리에 앉지 말고 끝자리에 가서 앉으라”고 했다. 추기경은 이어 “낮은 자리야말로 하느님과 밀접한 특권의 자리”라며 “각자에게 부여된 삶을 은총으로 받아들여라. 나머지는 하느님이 생각하시고 올려주신다”고 덧붙였다.
유 추기경은 매일 아침에 일어나 세 가지 다짐을 한다고 소개했다. 첫째는 잃어버릴 줄 알아야 한다는 것. 두 번째는 지금, 이 순간을 살아야 한다는 것. 세 번째는 어려움과 고통 속에서 십자가에 못 박힌 예수님의 모습을 보자는 것.
염 추기경은 축사에서 “세계적으로 사제 지망생이 줄어드는 등 추기경이 해야 할 일이 많다”며 “유 추기경님이 한반도의 평화를 위한 역할도 잘 수행해주시길 바란다”고 했다. 이용훈 의장은 “보편 교회를 위해 아낌없는 열정과 봉사를 하고 계신 유 추기경님께서 이번 추기경 서임으로 한국 교회와 아시아 교회를 넘어 보편 교회 안에서도 중책의 소임을 다하실 것이라고 기대한다”고 말했다.
유 추기경은 27일 바티칸 성 베드로 대성전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의 주례로 열린 신임 추기경 서임식을 마쳤다. 추기경단은 교회법상 교황의 최고 자문기관으로 80세 미만의 추기경은 교황 유고 시 새 교황을 뽑는 투표인 콘클라베에서 한 표를 행사한다. 유 추기경은 29, 30일 교황이 주재하는 회의에 참석해 추기경으로서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