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 20언더 셰플러와 공동 2위… 2011년 최경주 공동 3위 넘어서 亞선수로 역대 최고 순위 오르며 페덱스컵 랭킹 2위로 역대 최고 “5등 안에만 들려고 했는데 놀라”
임성재가 29일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의 이스트레이크 골프클럽(파70)에서 열린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챔피언십 최종 라운드 8번홀(파4)에서 벙커샷을 친 뒤 공의 방향을 살펴보고 있다. 임성재는 최종 합계 20언더파 264타로 우승자 로리 매킬로이(미국)에게 1타 뒤진 공동 2위를 기록했다. 투어 챔피언십 준우승은 아시아 국적 선수로는 처음이다. 애틀랜타=AP 뉴시스
임성재(24·CJ대한통운)가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최고 중의 최고를 가리는 플레이오프 최종전인 투어 챔피언십에서 아시아 국적 선수 역대 최고 성적인 준우승을 차지했다. 페덱스컵 랭킹도 아시아 국적 선수로는 역대 가장 높은 2위를 기록했다.
임성재는 29일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의 이스트레이크 골프클럽(파70)에서 열린 PGA 투어 챔피언십 최종 라운드에서 4언더파 66타를 치며 최종 합계 20언더파 264타를 기록했다. 우승을 차지한 로리 매킬로이(33·북아일랜드)에게 1타 뒤지며 스코티 셰플러(26·미국)와 함께 공동 2위에 올랐다. 투어 챔피언십 준우승은 아시아 국적 선수로는 처음이다. 이전까지는 2011년 최경주(52)가 기록한 공동 3위가 최고 기록이었다.
임성재는 “이렇게 좋은 성적을 거둘지 생각하지 못했다. 5등 안에만 들어도 잘했다고 생각했는데 2등이라는 성적을 내서 정말 기쁘다”고 말했다. 임성재는 페덱스컵 랭킹도 매킬로이에 이어 셰플러와 함께 공동 2위에 올랐다. 2007년부터 시작된 페덱스컵 랭킹에서 아시아 국적 선수로는 역대 가장 높은 순위다. 그 이전은 2007년 최경주의 5위다.
정규 대회가 모두 끝난 뒤 시작되는 페덱스컵 플레이오프는 총 3차전으로 치러진다. 1차전 세인트주드 챔피언십은 페덱스컵 랭킹 상위 125위까지 출전했다. 1차전 뒤 페덱스컵 랭킹을 다시 매겨 상위 70명이 2차전 BMW 챔피언십에 나섰다. 대회 뒤에는 페덱스컵 랭킹 상위 30명만 투어 챔피언십에 출전한다. 이번 투어 챔피언십에는 윌 잴러토리스(26·미국)가 허리 부상으로 기권하며 29명이 나섰다. 임성재는 투어 챔피언십 출전이 네 번째로 최경주와 함께 한국 선수 최다 기록이다. 4년 연속 출전은 임성재가 처음이다.
이번 대회에서 임성재는 불리함을 딛고 준우승을 차지했다. 2019년부터 투어 챔피언십은 페덱스컵 랭킹에 따라 상위 10명이 언더파를 안고 시작한다. 페덱스컵 랭킹 1위는 10언더파, 2∼5위는 8언더파에서 5언더파, 6∼10위는 4언더파에서 출발했다. 투어 챔피언십 이전 임성재의 페덱스컵 랭킹은 10위로 당시 1위였던 셰플러와 6타 차가 났다.
임성재는 꾸준히 타수를 줄여 나갔다. 악천후로 진행되지 못한 3라운드 잔여 경기와 4라운드가 함께 열린 마지막 날 임성재는 셰플러와 한때 7타 차까지 벌어졌다. 대부분의 홀에서 페어웨이를 지키고, 샷이 정확하게 들어가면서 후반 12번홀(파4)에서는 매킬로이, 셰플러를 1타 차로 추격했다. 역전 기회를 잡았지만 14번홀(파4) 더블보기가 뼈아팠다. 3타 차까지 벌어졌지만 15번홀(파3)과 17번홀(파4)에서 버디를 하며 만회했고 마지막 18번홀(파5)을 파로 마무리했다. 임성재는 “티샷이 좋았던 것 같다. 2라운드부터 티샷 실수가 거의 없었다”며 “매 라운드 4언더파 이상 쳐서 좋은 성적을 냈다. 제일 어려운 플레이오프 마지막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냈다는 게 기쁘다”고 말했다.
우승컵을 들어올린 매킬로이는 대회 시작 전 페덱스컵 랭킹 7위로 선두와의 6타 차를 뒤집고 대역전극을 연출했다. 통산 세 번째 페덱스컵 챔피언에 올라 두 차례 우승한 타이거 우즈(47·미국)를 밀어내고 최다 우승 기록도 세웠다. 매킬로이는 1800만 달러(약 243억 원)의 상금을 받았다. 매킬로이는 1라운드 1번홀(파4)에서 트리플보기를 했지만 3언더파 67타를 친 뒤 “김주형을 보고 배웠다”고 말했다. 김주형은 8일 끝난 PGA투어 윈덤 챔피언십에서 1라운드 첫 홀에서 4타를 잃었지만 버디 7개로 만회하고 우승했다.
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