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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영수회담을” 재요청… 文 찾아가선 “우린 지지층 같아”

입력 | 2022-08-30 03:00:00

[이재명의 민주당]
李 “대표 취임 후 첫 지시사항으로… 민생경제 위기 대책기구 설치 주문”
오늘 정무수석 방문때 회담 논의… 오후엔 새 지도부와 ‘文 사저’ 찾아
文 “정치는 다른 1%도 품고 가야… 친명-친문 합쳐 ‘명문’ 정당 만들 길”




화기애애 문재인 전 대통령(왼쪽)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오른쪽)가 29일 경남 양산시 평산마을 사저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이 대표는 문 전 대통령을 예방한 뒤 취재진에게 “(문 전 대통령께서) 축하한다는 덕담과 민주당이 앞으로 갈 길에 대해 조언을 해주셨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제공

“취임 후 첫 지시사항으로 당 대표 산하의 민생경제 위기, 민주주의 위기 대책기구 설치를 지시했습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9일 취임 일성으로 ‘민생’을 앞세웠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첫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이재명호’의 노선을 ‘실용적 민생개혁’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민생 앞에 여야와 정쟁이 있을 수 있겠느냐”며 전날 수락연설에 이어 또 한 번 윤석열 대통령에게 영수회담을 요청하기도 했다.

전당대회 과정에서 갈등을 빚은 ‘친문(친문재인) 감싸기’ 통합 행보도 이어갔다. 전날 밤 최고위원들과의 간담회에서 첫마디로 “우리는 모두 친문”이라고 언급했다던 이 대표는 이날 오후 문재인 전 대통령의 경남 양산 사저를 찾아 “문 전 대통령과 저를 지지하는 그룹이 같다”고 했다.
○ 李, “尹 대통령에게 영수회담 재차 요청”
이 대표는 이날 최고위 모두발언에서 ‘민생’을 12번, ‘책임’을 6번 언급했다. 이 대표는 “민생을 위한 개혁을 실용적으로 해 나가겠다”며 “정쟁 정치, 반사이익 정치, 차악선택 정치와 완전히 결별하겠다. 잘하기 경쟁으로 국민의 더 나은 삶을 반드시 책임지겠다”고 했다.

이 대표는 전날에 이어 “윤 대통령에게 다시 한 번 공식적으로 영수회담을 요청드린다”고 제안했다. 그는 “민주주의와 민생을 위협하는 퇴행에 대해선 강력하게 맞서 싸울 수밖에 없으며, 그런 일은 없길 바란다”면서도 “국민의 나은 삶을 위해 윤석열 정부와 윤 대통령이 성공하길 바란다. 협력할 것은 철저하게 먼저 나서서라도 협력하겠다”고 했다. 이진복 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이 30일 이 대표를 예방해 윤 대통령의 축하 난을 전달하는 자리에서 영수회담이 구체화될 것으로 보인다.

야권에선 이 대표가 이틀 연속 영수회담을 요청한 배경엔 자신을 둘러싼 ‘사법 리스크’를 돌파하기 위한 의도도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친명계 핵심 의원은 이날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검경이 반복해서 이 대표와 가족들에 대한 수사를 벌이고 있는데 윤 대통령이 과감하게 이 문제를 정리하고 앙금을 털어낼 필요가 있다”며 “영수회담 전에 이런 부분이 정리되면 정부 여당도 야당에 통 크게 요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경찰이 백현동 특혜 의혹과 관련해 이 대표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송치하자 민주당은 “이 대표의 취임 첫날 곧바로 조여 오는 사정의 칼날에 담긴 정치적 목적이 섬뜩하다”는 논평을 내기도 했다.
○ “친명, 친문 같아…‘명문정당’ 만들어야”
이 대표는 이날 오후엔 신임 지도부와 함께 경남 양산시 평산마을 문 전 대통령의 사저를 찾았다. 문 전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요즘 정부 여당이 잘하고 있진 못한 것 같다”며 “민주당이 이제 나서서 희망과 지지를 얻어야 한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어 “이 대표와 나는 99%가 같은 그룹으로부터 지지를 받고 있고, 1% 정도만 (우리 둘 간) 경쟁이 생겼을 때 앙금이 좀 있는 것 같다”며 “그러다 보니 갈등이 부각되는 면이 있는데 그래도 정치는 1%라도 품고 가야 한다”고 했다고 한다. 전당대회 과정에서 심화된 당내 계파 갈등에 대한 발언이다. 문 전 대통령은 “친명 그룹과 친문 그룹이 같기 때문에 ‘명’자와 ‘문’자를 따서 ‘명문 정당’을 만드는 것이 민주당이 가야 할 길”이라고 덧붙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이 대표 역시 “문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그룹과 저를 지지하는 그룹이 같다”고 했고, 최고위원들 역시 “우리 모두 친문”이라고 화답했다고 한다.

하지만 대선 이후 이어진 이 대표의 ‘셀프 출마’ ‘방탄용 당헌’ 논란으로 극대화된 당내 계파 갈등이 당장 관계를 회복하긴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비명계인 3선의 이원욱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원팀은 중요하지만 원보이스는 안 된다는, 말이 막혀선 안 된다는 것”이라고 적었다.



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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