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2월 23일부터 담뱃갑에 등장할 ‘경고 그림’. 간접흡연이 주는 피해가 얼마가 큰지 알리기 위해 ‘담배 꽁초가 가득찬 젖병을 문 아기’ 그림이 등장한다. (보건복지부 제공) ⓒ 뉴스1
올 연말 담뱃갑에 등장할 ‘경고 그림’이 발표되자 많은 이들이 충격을 받았다.
엄마가 아기에게 ‘담배꽁초가 가득찬 젖병’을 물리는 모습으로 섬뜻함을 느꼈다는 사람까지 있었다. 보건복지부와 한국건강증진개발원은 담뱃갑 경고 그림 교체시기(2년주기)를 맞아 ‘간접흡연 폐해’를 알리려는 차원에서 ‘담배꽁초 젖병’을 그림 중 하나로 택했다.
이 그림은 오는 12월 23일부터 담뱃갑에 등장한다.
이와 관련해 보건복지부가 국가 금연정책을 체계적이고 종합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2015년 1월 설립한 국가금연지원센터의 김수연 센터장은 30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경고 그림 효과와 채택과정 등에 대해 설명했다.
김 센터장은 “경고 그림은 2016년부터 도입, 2년마다 교체를 하게 돼 있다”며 “이번이 네 번째, 제4기 경고 그림 및 문구로 12월 23일부터 새롭게 적용하게 된다”고 했다.
경고 그림에 대해 김 센터장은 “흡연자들은 제품을 살 때마다 그림과 마주쳐야 되기에 불편하다는 그런 시각이 있는 반면 금연운동 하는 쪽에선 좀더 효과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더 세게), 좀 더 효과적으로 알릴 수 있는 경고 그림과 문구를 개발하라는 지속적인 주문도 있다”고 했다.
이번에 젖먹이 아기까지 등장시킨 것에 대해선 “1기에서 3기까지 간접흡연의 피해를 나타내는 그림에서도 어린이가 등장했지만 좀 더 효과적으로 전달하고자 좀더 직관적인 표현을 채택했다”고 밝혔다.
◇ 매년 800만명 이상 흡연으로 사망…그중 간접흡연 사망자가 100만명 넘어
김 센터장은 간접흡연이 얼마나 나쁘고 심각한지에 대해 “세계보건기구 흡연실태보고서를 보면 흡연으로 인해서 연간 800만 명 이상이 사망하고 그중 간접흡연으로 사망하는 케이스가 100만 명 이상이 된다”라는 점을 강조했다.
이어 “간접흡연 폐해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것보다 상당히 강하다. 특히 어린이들이 취약하지 않는가, 그 부분을 강조하기 위해서 이번 그림을 채택하게 됐다”고 했다.
◇ 전문가들이 ‘적절성 여부’ 따져 그림 채택…국내법에 ‘지나친 혐오’ 금지, 외국에 비해 약해
구체적으로 “다양한 사진들을 비교하면서 너무 과하지 않는지, 효과성이 떨어지지 않는지, 다른 비유(경고그림과 문구)들과의 비교 평가, 이런 걸 통해서 최종적으로 전문위원회에서 심의한 뒤 이를 건강정책심의위원회에 올려 결정하는 과정이다”고 했다.
◇ 2016년 경고그림 첫 등장 때 성인남성 흡연율 40.7%→2020년 30.4%로 뚝 떨어져
이번 경고그림이 너무 세다는 말에 대해 김 센터장은 “외국 그림은 (우리보다) 상당히 센 그림들도 많다”며 “저희는 국내법상 지나치게 혐오감을 주는 표현은 좀 지양하도록 돼 있다”고 말해, 외국에 비해 순화된 그림이라고 했다.
한편 이러한 경고그림이 금연에 얼마나 도움을 준 것인지에 대해 김 센터장은 “경고 그림을 도입 2016년 성인남성흡연율이 40.7%였는데 2020년엔 30.4%로 60%포인트 이상 감소했다”라며 “종합적인 금연정책, 사회적 트렌드의 변화가 반영된 결과이지만 경고 그림도 상당한 기여를 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분명 효과가 있다고 강조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