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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계 구인난’ 英, 외국인 간호사 2만 명 채용

입력 | 2022-08-30 10:24:00

코로나-고물가에 의료진 이탈
요양원-공공병원 등 26만 명 부족
응급실 12시간 대기 환자는 급증



뉴스1


영국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고물가 사태로 의료 인력 유출이 심각해지자 공백을 메우기 위해 인도 스리랑카 필리핀 등에서 간호사 2만 명을 채용하기로 했다.

28일 더타임스 등에 따르면 영국 보건부는 18일 이 같은 방안을 발표하며 간호사뿐 아니라 요양보호사 등 다른 의료 인력도 외국에서 대거 모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영국은 지난해 공공병원 신규 입사 간호사의 49%가 외국인일 만큼 의료계의 외국인 의존도가 높지만 이를 더욱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더타임스가 28일 보도한 설문 결과에 따르면 국민의 73%가 이 같은 정부의 조치를 지지한다고 응답했다

영국 의료계 구인난은 심각하다. 요양원 등 복지시설을 정상 운영하려면 160만 명이 필요하지만 현재 16만 명이 부족한 것으로 집계됐다. 공공병원은 10만 명이 부족하다. 코로나19로 인한 업무 가중으로 의료 인력이 대거 그만뒀고, 고물가로 생활비 압박이 커지자 요양보호사 등 종사자들이 임금이 상대적으로 높은 유통·관광 업계로 옮겨갔기 때문이다.

인력 부족으로 환자 불편은 커지고 있다. 코로나19 유행 직전인 2020년 1월과 비교해 응급실에서 12시간 이상 대기한 환자는 월평균 500명에서 3만 명으로 급증했다. 외래 진료 대기 중인 환자는 총 440만 명에서 680만 명으로 늘었다. 요양원 비용도 올라 환자들이 병원 퇴원을 미루면서 신규 입원 대기도 길어지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요양원 비용이 올 한 해 약 30%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국민보건서비스(NHS)연합은 19일 성명을 내 “다가오는 겨울철 연료비 급등도 문제다. 난방과 식량 중 하나를 포기해야 하는 상황에 처한 사람들의 건강이 빠르게 악화해 의료체계에 큰 부담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지윤 기자 asa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