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권 내부 “윤핵관 시대 가고 ‘검핵관’ ‘용핵관’ 시대”

與내분-대통령실 쇄신 맞물리며
권성동-장제원 입지 좁아져
檢출신-대통령실 참모 영향력 커져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가 3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국민의힘 이준석 전 대표의 중징계 이후 극에 달한 여당의 내홍과 최근 진행 중인 대통령실의 대대적인 인적개편이 맞물리면서 여권에서는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측 핵심 관계자)들의 기세가 예전 같지 않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윤 대통령의 정계 입문 때부터 함께해 대선, 대통령직인수위원회 등을 거치며 승승장구했던 ‘윤핵관’들이 위기에 처하게 됐다는 것.

‘윤핵관’의 맏형 격인 권성동 원내대표는 30일 열린 의원총회에서 거센 사퇴 요구를 받았다. 중진 의원들은 권 원내대표의 면전에서 “사태 수습을 위해 사퇴하라” 등의 발언을 쏟아냈다. 권 원내대표가 이준석 전 대표를 겨냥한 윤 대통령의 ‘내부총질’ 문자메시지를 노출하는 등 당내 혼란을 가중시켰다는 점도 권 원내대표 퇴진론이 터져나온 배경으로 꼽힌다. 여권 내에서는 “‘윤심(尹心·윤 대통령 뜻)’도 권 원내대표가 사퇴 수습 후 퇴진하는 쪽으로 기울었다”는 말도 나왔다. 이날 의총에서도 “‘윤핵관’들이 2선으로 물러나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내분 수습을 위해 권 원내대표가 자리를 지켜야 한다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아 권 원내대표는 의총에서 일단 유임을 추인받았다.

‘윤핵관’의 한 축인 장제원 의원은 이번 대통령실 인적개편으로 인해 입지가 좁아졌다는 평가다. 장 의원이 당선인 비서실장으로 대통령실 초기 인선을 주도했기 때문이다. 대통령실 안팎에서는 “장 의원과 가까운 행정관급 인사들이 대거 교체됐다”는 말도 나온다.

반면 김대기 대통령비서실장을 중심으로 한 대통령실 참모 그룹이 ‘윤핵관’을 대신해 영향력을 키워가고 있다는 관측이다. 한 여권 인사는 “대통령실 인적개편은 검찰 출신 참모들이 주도하고 김 실장이 총대를 멘 상황”이라며 “윤핵관의 시대가 가고 이제 ‘검핵관’(검찰 출신 핵심 관계자), ‘용핵관’(용산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의 시대가 열렸다는 말까지 나온다”고 전했다.



조아라 기자 like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