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전후해 수십명 짐 쌀듯”… ‘어공’ 떠나고 ‘늘공’도 원대복귀 신설 정책수석이 ‘선임’ 역할하고 정무라인에는 기획 역량 확충나서 일부선 “하위직만 징계” 불만도
용산 대통령실 모습.
○ 정책기획수석에 실리는 힘
이는 정책수석을 사실상 ‘선임’ 수석으로 둔다는 뜻이다. 윤석열 정부의 국정과제 추진을 점검하고, 대통령실과 정부 부처 간 정책을 조율해 일로써 성과를 내겠다는 윤 대통령의 의중이 반영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이관섭 정책기획수석은 대통령실 주요 회의 발언 순서에서도 ‘선임’으로 인식되는 분위기다.
대통령실은 사람, 기능 할 것 없이 전방위적으로 내부 개편을 진행하고 있다. 정무수석실의 경우 정무1·2비서관을 일괄 면직한 뒤 인적 쇄신에 그치지 않고 업무 개편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여권 관계자는 “정무 라인에는 ‘기획’ 역량을 확충하는 방향으로 개편의 방점이 실리게 될 것”이라고 했다. 후임 정무1·2비서관에 대한 인사 검증도 이뤄지고 있다. 전직 의원 출신도 포함됐다고 한다. 여기에 경제수석실과 사회수석실 등 전문 관료들이 다수 포진한 수석실의 업무기술서 평가도 마무리 수순으로 알려졌다.
○ “도살장에 와 있는 느낌”…살벌한 대통령실
인적 쇄신의 강도는 그야말로 살벌한 분위기다. 감찰은 이른 새벽이나 늦은 밤에도 이뤄지고 있다고 한다. 한 인사는 “하루가 멀다 하고 사람들이 떠나가니 말 그대로 도살장에 와 있는 기분”이라고 뒤숭숭한 분위기를 전했다. 고강도 감찰과 조직 개편으로 수십 명이 추석을 전후해 짐을 쌀 거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최근 일가족 3명이 참변을 당한 서울 관악구 신림동 반지하 주택을 찾은 윤 대통령의 사진으로 홍보용 카드뉴스를 제작해 논란을 빚은 시민사회수석실 산하 디지털소통비서관실 담당자도 물러났다. 여권의 한 관계자는 “디지털소통 역량이 떨어진다는 문제의식이 있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대응 역량도 향후 이 분야 인선의 한 포인트”라고 전했다.
고강도 감찰에 따른 결과를 받아들이지 못하는 인사들도 있다고 한다. 여권 관계자는 “정권 초기에 불명예스럽게 대통령실을 떠나게 된 이들이 향후 두고두고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했다. 한 인사는 “하급직에 대한 징계만 계속되는 건 문제가 있다”며 “난맥상의 책임을 져야 할 관리자들이 누구인지, 신상필벌과 쇄신의 기준이 분명해야 한다“고 했다.
장관석 기자 jk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