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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전 종식 주역’ 미하일 고르바초프 전 소련 대통령 사망

입력 | 2022-08-31 06:33:00


미하일 고르바초프 전 소련 대통령이 30일(현지시간) 향년 91세로 사망했다.

타스, 스푸트니크 통신 등의 보도에 따르면 러시아 중앙 임상병원은 “고르바초프 전 대통령이 오랜 투병 끝에 이날 저녁 사망했다”고 밝혔다.

고르바초프 전 대통령은 1985년 옛 소비에트 연방(소련) 공산당 서기장으로서 집권한 이래 전제주의적 사회주의 체제를 무너뜨린 페레스트로이카(개혁)와 글라스노스트(개방) 정책을 추진했다.

또 1989년 베를린 장벽 붕괴와 이듬해 동서독 통일을 사실상 용인해 서방에서는 냉전 해체의 주역으로 높이 평가받는다.

그는 1989년 민주화 시위가 동유럽 공산주의권 국가를 휩쓸 때 과거 이들 국가에 대한 무력 개입을 정당화한 브레즈네프 독트린을 폐기했다.

특히 그해 12월에 조지 부시 당시 미국 대통령과 몰타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2차 세계대전 이후 반세기 동안 계속되어 온 냉전의 종식을 공식 선언하면서 이듬해 노벨평화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반면 소련의 해체를 초래한 장본인으로 동구권을 서방에 넘겨준 ‘배신자’라는 엇갈린 평가도 함께 받는다. 냉전 말기 경제 침체와 체르노빌 사태까지 겹친 상황에서 급하게 시장경제를 도입하면서 물가 급등과 마이너스 성장이라는 최악의 상황을 벌였다는 평가도 있다.

1989년 소련의 초대 대통령 자리에 올랐지만 1991년 8월 보수파의 쿠데타 이후 급격히 권력 기반을 잃었고 소련도 공식 해체됐다. 대통령직에서 물러난 이후 다시 대통령 선거에 출마하기도 했으나 득표율은 매우 적었다.

최근에는 모스크바 외곽의 전원주택인 다차(dacha)에서 여생을 보내고 있던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