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거듭된 기준금리 인상에도 불구하고 미 노동시장이 여전히 과열된 상태인 것으로 나타나 다음달 연준의 자이언트스텝(0.75%포인트 금리 인상) 가능성을 높였다. 뉴욕 증시 또한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잭슨홀 연설 이후 3거래일 연속 하락세를 보였다. 연준은 다음달 20,21일 양일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열어 기준금리 인상폭을 결정한다.
30일(현지 시간) 미 노동부는 7월 기업들의 구인 건수가 1120만 건으로 전월보다 20만 건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는 구직자 대비 두 배 많은 수치로 구직자 1명 당 일자리가 2개 있다는 의미다. 이날 발표된 8월 미국 소비자기대지수도 103.2로 전달의 95.3에서 증가해 4개월 만에 상승세로 돌아섰다. 이는 미국 소비자들이 경기 전망을 긍정적으로 바라보기 시작했다는 의미다.
미국 경제가 올 1, 2분기에 2개 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노동 시장이 여전히 굳건한 것으로 나타나자 뉴욕 증시는 일제히 하락했다. 노동시장이 여전히 과열돼 있어 연준이 금리 인상폭을 확대할 여지를 높였기 때문이다.
사라 하우스 웰스파고 이코노미스트는 보고서에서 “과열된 노동수요를 억제하려는 연준의 노력이 효과를 보기에는 아직 갈길이 멀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여전히 노동시장 공급과 수요 불균형이 완화되지 않았다는 의미”라고 밝혔다.
월가는 다음달 초 발표될 8월 미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연준이 어느 정도의 금리 인상을 단행할지 알려줄 것으로 보고 있다. 미 소비자물가는 올 3~5월 3개월 연속 8%대를 기록했고 6월에는 1981년 이후 41년 최고치인 9.1%까지 올랐다. 7월 8.5%로 다소 하락했지만 여전히 연준의 물가 상승률 목표치(2.0%)보다 4배 이상 높다. 만약 8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다시 상승세로 돌아서면 파월 의장이 금리인상 의지를 강조한 ‘잭슨홀 발언’ 이후 충격에 휩싸인 주식시장이 더 하락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