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친환경-신사업-신기술 무기 삼아 위기 극복 나선다

입력 | 2022-09-01 03:00:00

[진화하는 한국건설]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시장 상황… 기후위기 우려에 친환경 산업 각광
태양광-원자력 분야서 역량 키우고, ESG 위원회 설치해 환경 문제 대응
전통적 분야 탈피하는 기업 등장… 친환경 자원 생산 기술 확보 노력
건설현장 인력난에 대비하기 위해… 모듈러 건축 실시하고 AI 도입



게티이미지코리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충격에서 벗어나기도 전에 글로벌 시장은 경기침체와 인플레이션이 동시에 일어나는 스태그플레이션 우려가 제기되며 ‘시계 제로(0)’ 상황에 놓여 있다. 경기에 민감한 건설산업 역시 고금리, 고물가, 고환율이라는 ‘3중고’ 영향에서 벗어나기 어렵다. 각 건설사들은 이 같은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과감하게 기존 영역을 탈피하거나 각종 신기술을 도입해 건설업 고도화에 나서고 있다.


‘친환경’ 앞세워 미래 개척


최근 기상이변 등으로 기후위기 우려가 고조되면서 탈석탄·친환경 산업에 주목하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다. 건설산업도 이 같은 트렌드에 맞춰 친환경 분야에서 다양한 프로젝트를 펼치고 있다.

삼성물산은 2020년 10월 국내 비금융사 최초로 탈석탄을 선언하고 친환경 에너지 관련 사업에 적극 진출하고 있다. 최근 괌 망길라오 태양광 프로젝트를 통해 해외 태양광 발전시장에 진출했고, 소형모듈원전(SMR) 사업 선두주자인 미국 뉴스케일파워(NuScale Power)사에 총 7000만 달러 지분을 투자하기도 했다. 이를 바탕으로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 등 친환경 에너지에 관심이 많은 나라들과 협력관계를 구축하고 있다.

현대건설도 원자력발전 분야에서 다각도로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최근 미국 웨스팅하우스사, 홀텍사 등과 함께 대형원전부터 SMR, 원전 해체 시장 등 원전산업 밸류 체인을 구축하고 있다. 현대건설 윤영준 대표이사는 “글로벌 1위의 ‘원전 토털 솔루션 프로바이더(Total Solution Provider)’로 도약할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DL이앤씨는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 경영 강화를 통해 기후변화, 에너지 고갈 등의 환경 문제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다양한 노력을 실시하고 있다. 올해부터는 이사회 산하에 ‘ESG 위원회’를 신설해 전사적으로 환경경영을 강화할 계획이다. 기후변화에 대응해 제로에너지빌딩 개발을 위한 고효율 에너지 건축물 연구 개발이 진행 중이다. 친환경 수소에너지 사업 등에도 주목하고 있다.

대방건설은 에너지 절감 기술을 적용한 친환경 건축물 공급에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전기에너지 절약을 위해 난간대가 없는 입면분할 창호를 설치하고, 단지 면적 40% 이상을 녹지로 조성하고 빗물을 저장해 조경용수로 사용하는 빗물 재활용 시스템도 적용하고 있다.


건설업 경계 허물며 신사업 개척


전통적인 건설업 분야에서 벗어나 새로운 사업으로 눈을 돌리는 기업도 나오고 있다. GS건설은 자회사 GS이니마를 글로벌 해수담수화 시장의 선도기업으로 키우는 데 역량을 모으고 있다. GS이니마는 오만, 브라질을 비롯해 올해 베트남에 진출하며 시장 개척에 나서고 있다. 물 산업 조사기관인 GWI(Global Water Intelligence)가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개최한 2022 글로벌 워터 어워드에서는 GS이니마의 칠레 아타카마 해수담수화시설이 ‘올해의 담수 플랜트’에 선정되기도 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블루수소에 주목하고 있다. 블루수소는 이산화탄소 자원화 설비와 암모니아 분해 기술을 활용해 생산 과정에서 이산화탄소 배출을 최소화한 수소다. 지난해 현대제철 인천공장 부지에 ‘이산화탄소 포집 및 자원화 설비’를 완공하고 실증 테스트를 진행 중이다. 폐플라스틱을 활용한 고순도 청정수소 생산 사업, 암모니아를 활용한 청정수소 생산 사업도 추진 중이다.


신기술·신시장 주목하며 건설업 ‘스마트화’


신기술, 신시장에 주목하며 기존 영역을 더욱 고도화하는 데 박차를 가하고 있는 기업도 있다. 대우건설은 올해 중흥그룹에 인수된 이후 해외 부동산 개발사업에 가속도를 내며 글로벌 건설 디벨로퍼로 도약하고 있다. 중흥그룹 정원주 부회장과 대우건설 실무진이 필리핀을 방문해 지난 6월 30일 취임한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주니어 필리핀 대통령을 예방하고 마닐라 도심 대형복합개발 등 각종 필리핀 투자 사업에 대해 추진 의지를 표명했다. 정 부회장은 최근 미국 텍사스주와 뉴저지주, 베트남 등을 방문하기도 했다. 베트남에서는 한국형 신도시 조성사업인 베트남 ‘스타레이크 시티’ 프로젝트가 진행 중이다.

롯데건설은 인공지능(AI)을 활용한 디지털전환(DT)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빌딩정보모델링(BIM)을 기반으로 현장에 투입되는 자재 수량을 자동으로 산출하는 ‘BIM 원가관리 시스템’을 개발했다. 이 외에도 AI를 활용한 품질관리·모니터링 자동화 시스템을 건설 분야 스타트업과 공동 개발하기도 했다.

포스코건설은 모듈러 건축에 주목하고 있다. 모듈러 건축은 건설업의 탈현장화(OSC·Off-Site Construction)로, 친환경·안전을 중시하는 ESG 경영 확산과 국내 전문인력 수급난 등 건설환경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수단으로 주목받고 있다. 포스코건설은 최근 포스코A&C와 함께 최고 46.7m 높이 광양제철소 생활관 ‘기가타운’을 준공하고, 친환경 모듈러 숙소 표준화 모델을 개발하는 등 모듈러 기술 축적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종합부동산회사 우미건설은 디지털트윈 등 4차 산업혁명 기술을 건설현장에 적극 도입하고 있다. 디지털트윈은 실물과 똑같은 쌍둥이 건물을 가상공간에 구현하는 기술을 말한다. ‘파주 운정신도시 우미린’을 분양할 때는 ‘우미디지털트윈기술’을 적용해 온라인 본보기집에서 동별, 층별로 외부 조망까지 확인할 수 있도록 하기도 했다. 시공 과정에서도 가상현실에서 실제 과정을 구현하는 ‘프리콘’ 기술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