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오라토리오 최영철 감독
‘드보르자크 음악 전도사’로 불려온 서울오라토리오 합창단이 10월 16일 독일 베를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터전인 베를린 필하모니 콘서트홀에서 드보르자크 ‘스타바트 마테르’(성모애가)를 공연한다. 이에 앞서 이달 6일에는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주한체코대사관 후원으로 공연을 갖는다. 10월 11일에는 베를린 카이저 빌헬름 교회를 무대로 한국 민요와 가곡 콘서트도 열 계획이다.
“베를린의 합창단 ‘베를린 징아카데미’가 자신들과 성격이 비슷한 한국 단체와 교류하고 싶다고 먼저 연락을 해왔습니다. 베를린 공연에는 서울오라토리오 단원과 베를린 징아카데미 단원 절반씩이 합창을 맡고 제가 지휘를 합니다.”
“오스트리아 빈 국립음대에서 지휘를 전공하던 중 드보르자크의 음악에 크게 공감했습니다. 1992년 국경이 열리자마자 체코를 찾아 그의 자취를 찾았고 그의 후손들을 만났죠. 작곡가의 3세인 안토닌 드보르자크 3세는 저의 열정에 감동했다며 드보르자크의 후손들 앞에서 저를 ‘가족’으로 인정하고 할아버지의 교향곡 9번 ‘신세계에서’ 초판본 악보와 친필 서신 등 유품들도 제게 주셨습니다.”
그 뒤 최 감독은 국제 드보르자크 작곡 콩쿠르를 설립했고 드보르자크 성악 콩쿠르에도 집행위원 겸 심사위원으로 참여하고 있다. 체코 정부가 문화외교 공로자에게 주는 ‘Gratias Agit’ 상도 수상했다. 프라하 음악원과 협정을 맺고 국내에 ‘드보르자크 아카데미’를 설립해 운영하고 있다.
드보르자크에 대한 사랑 가운데서도 ‘스타바트 마테르’는 그 한 가운데 있다. 정기공연 등에서 서울오라토리오 합창단이 이 곡을 연주하는 것만 여섯 번째라고 최 감독은 말했다.
“‘스타바트 마테르’는 십자가에 매달린 예수를 바라보는 성모의 슬픔을 그린 곡이죠. 작곡 당시 드보르자크는 세 자식을 연달아 잃었습니다. 곡을 듣다보면 음악적 분석이나 종교적 관점을 넘어 아이를 잃은 어버이의 한없는 아픔이 들여다보입니다. 서울 연주회에도 많은 분들이 오셔서 드보르자크의 인간미에 공감하셨으면 합니다.”
유윤종 문화전문기자 gustav@donga.com